조회 : 655

새장속에 나...


BY 파랑새 2001-12-06

저흰 결혼 13년째인 주말 부부입니다.
남편이 건설회사직원이라 같이 옮겨다니지 못하는 입장이지요.
조선시대로 보내버리면 딱일 남편이 이번주 내내 힘들게 하네요.
화요일이 제 생일 이었습니다.
그날은 애들 학교 기말시험날이라 거기에만 신경 쓰느라 제 생일인것도 모르고 있다가 친구 전화에 알게 됐죠. 그렇지만 알면 뭐하고 모르
면 또 뭐합니까. 결혼기념일, 생일... 이런거 있는거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는 남편인데.
저녁에 통화하는 중에 제 생일이라고 말했더니 맛있는거 애들하고 사다가 먹으라네요.. 자기는 집에 들어간다구요(남편은 지금 서울 시댁에서 출퇴근하고 있구요.. 저흰 대전에 있답니다)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내려 올수 있는 상황인데.! 쩝~~
어디 밥순이 부엌데기 생일이 생일입니까??

어젠 애들 시험 결과가 잘나와서 큰아이 친구 엄마들이 저녁에 전화가 왔네요. 애들 시험잘봤으니 그동안 수고한 엄마들 모여서 노래방이라도 가자구요. 내 시간 되냐구요....
좋다고 남편한테 전화하고 나가겠다고... 얼른 애들 저녁 먹여 놓고 애들 한테 집단도리 시켜놓고 외출준비를 하며 남편한테 전화했죠. 한시간만 나갔다 오겟다고... 다른 엄마들이 남편한테 허락 잘 받아서 오라했다고.. 그랬더니 아니나 달를까..... 한마디로 안된다 이겁니다. 혹 나갈지 몰라서 5분마다 전화 해 볼테니까 꼼짝말고 집에 있으라구요..
순간 제 생일 건도 있고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르더라구요.
본인은 지난주에 술집에 가서 100만원 술먹고 카드긁지 않았냐구.
옆에 여자도 있었다고 하면서 왜 나는 나가지도 못하게 하냐구요.
자긴 업무상 일이라 어쩔수 없다는 군요.
친구 엄마들한테 결국은 못나간다고 전화해 놓고 혼자 이불 뒤집어 쓰고 우는데 비참하더라구요. 혼자 애들 제워놓고 냉장고구석에 놓여있는 소주 3잔으로 화풀이 할수밖에요.

왜 내가 못나서 나가지 말라는 남편말에 반기도 못들고 바보같이 질질 짜고 있냐구요. 그래놓고 오늘은 전화한통도 없네요.
이 새장이 제가 스스로 자처하고 있는건가요? 제가 너무 바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