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는 10년전에 돌아가시고 울 시어머니 우리집에서 10분거리에 혼자 사십니다
울 남편은 아들 둘중에 둘째...
형님과 어머님은 사이가 너무 안좋아서 왕래가 전혀없어요
형님네는 제사, 설날, 추석에도 안오시죠
전 지금 29이고 결혼한지는 삼년째...모시고 사시는 며늘분들 발치에는 못미쳐도 저도 시집살이 할만큼했답니다
명절과 제사음식.. 저 혼자서 다합니다
형님도 안오시고 어머니 아직 젊으신데(50대) 손하나 까딱안하시거든요...
어머님 왈 - 며느리 놔두구 내가 일을왜하니? 미쳤니? -.-;
애낳고 한달도 안되서 어머니 생신이었는데
어머니 친정에서 몸조리중이던 내게 전화하셨습니다...
어머님 왈 - 손님들 초대했으니 와서 음식하거라...-.-;
주말은 꼭 우리와 함께 지내시죠
결혼하고 우리 가족끼리 주말에 놀러가기는 커녕 외식도 한번 못해봤어요
어머님 왈 - 돈주고 무슨 외식이냐...얘야...나 잡채 먹고싶다 잡채해라
주말마다 손 무지하게 많이 가는 음식 애기 업고했습니다
애기 절대로 안봐주시거든요...잠시잠깐두요
기저기도 한번 안 갈아주고 안아주지도 않아요
어머님 왈 - 늙은이는 조심해야한다 얘야...애기 안으면 관절에 안좋아
울 시어머니 50대에 너무 건강해서 매일 돈달래서 놀러가시면서..
우리가 무슨 떼부자라도 되는줄 아신다니까요
전 한번도 어머님 말씀 거역하지 않았고 말대꾸 한번 한적 없었어요
무조건 네,네 시키는대로 살았죠
저도 결혼하기 전까지 제가 이렇게 살 줄 몰랐지만
어른인데...내가 참자...이러구 살았습니다
어머니는 동네분들이랑 어울려 찜질방가시거나 고스톱치시는 것을 즐기시는데
거기서 돈을 많이 잃었다거나 혹은 누구네 아들이 밍크코트를 사줬네..머 이런 소문을 듣고 와서는
괜한 트집(반찬이 왜이렇게 맛이 없니...와이셔츠를 왜이렇게 못다리니...등등)으로
제게 소리소리 지르시며 화풀이를 하셔요...어머니를 멀로 보느냐...누구네는 밍크를 사줬다더라...결국 이런 이야기로 가죠
전 그래도 그저 네 어머니 잘못했습니다..이러구 살았어요
속으론 별 욕을 다했지만요 ^^;
어머니가 오늘 저녁에 우리집에 오셨습니다
가깝다보니 연락없이 수시로 오시죠
같이 저녁을 먹다가 어머니가 갑자기....너 내가 와서 지금 심통부리는게냐?
저는 전혀 그런 생각없이 있다가...아뇨 어머니...그랬죠
어머니의 이유없는 심통이 또 시작 된거죠
어머님 왈 - 너는 남들 있는데서만 나한테 잘하는척 연기하고 나랑 둘이 있을때는 나를 구박한다...머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갑자기 남편이 어머니께 소리를 꽥 지르며 숟가락을 던져 버리더군요
그러면서 위에서 언급한 사건들을 하나하나 이야기하며
요새 젊은 애들중에 이사람처럼 하는사람이 어디있어요?
어머니 이렇게 참고 잘하는 사람한테 대체 왜이러세요?
멍하니 계시던 어머니도 정신을 차리시고는 소리지르시고...
하여간 정신이 없었어요
난리도 그런 난리가....
전 너무도 놀랐어요
평소에 남편은 어머니이야기만 나오면
니가 참아라...어머니 안그래도 형네 때문에 속상하신데 우리라도 잘하자...
그래왔거든요
한참을 싸우면서 그동안 제가 맘속으로만 품고있던 모든 것들이
남편의 입을 통해서 술술술 계속 나오고
제가 하고싶던 이야기를 너무나 속시원하게 하고있더군요
한참을 싸우다가
어머니가 화내시며 나가시고...
남편은 제게
너 그동안 많이 참았다
내가 알아서 할테니 넌 가만히 있어
그동안 속상한거 많았지...
미안하다
그러면서 어깨를 두드려 주는거에요
그동안 참았던 응어리가 쑥내려가 버렸어요
매번 어머니 편만 들던 남편이 이럴줄이야...
놀라고..고맙고 그러네요
이제 남편도..아이도 자고...
시원하기도하고...씁쓸하기도 하고(어머니와 이후 어떻게 될지가 걱정되서...)
좀 복잡한 심정입니다
오늘 일어났던 일을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어서 아컴에 들렸습니다...
다들..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