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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님의 이혼..


BY 고민 2001-12-14

작년에 시부모님이 이혼을 하셨어요
자식들이야 이제 성인이고
시부모님들도 성인이시니..두분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죠
그간 30년을 넘게 살아오시면서
서로 으르렁대며 사셨다니..
저야 결혼한지 얼마 안되었으니 이렇다 저렇다 의견 내세울 형편은 안되고..
뒤에서 묵묵히 지켜만 봤었죠..
울 신랑 형제들도 이젠 지쳤는지..좋으실대로 하시라고 하고
크게 관여하지 않데요..

문젠 이혼하고 나서부터에요
30년 넘게 살아온 부부의 정이 그래도 남았는지
이혼하고 나서도 섭섭하네 그럴수는 없네..싸움이 이어지더라구요
이런게 미련인지..
자식들한테 돌려가면서 서로 험담을 하십니다.
아버님은 30을 넘긴 장성한 자식들한테 어머님하고 인연을 끊으라고 하고..
부부가 이혼한다고 모자지간까지 끊어지나요..
그런거에 민감해 하시는 아버님도 이해가 안되고..

우리 어머님 돈 한푼 못받고 나가셨어요
합의 이혼이 아니라 일방적인 어머님의 요청이라
어머님이 재판 받을때 자식에 대한 권리 재산에 대한 권리를
다 포기한다고 하셨나봐요
그것도 화김에..
막상 무일푼으로 나갈려니 속상했겠죠
우리 아버님 계산 철저하신 분인데..법적인 효력이 있는
어머님의 그 발언을 놓칠리 없죠..
법으로 하라고..
같은 여자로서 딱하고..억울하기도 하고..
자식들이 아버님한테 그럼 안된다며
재산의 반을 떼어주라고 했는데..
완강히 부인을 하시더군요
그런 아버님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참..무섭더군요
부부는 등돌리면 남이라더니..어떻게 그럴수 있는지..
어머님의 편에 서서 조금이라도 말을 할라치면
그날로 죽일놈이 되는겁니다.

그래도 여잔 어떻게든 살아지나봐요
우리 어머님 아직은 젊고 어디가도 일해서 먹고살 능력 되시는 분이니
악착같이 돈 모으시고 계시다고 하더군요
아버님의 그늘을 벗어나니 자유스럽게 사시고
경제적인 문제도 해결이 되어가고
전에 얼굴 한번 뵈니 좋아보이시더라구요
마음속으론 많이 외롭고 그러시겠지만
한편으로 보면 이왕 이렇게 된거
씩씩하게 사시는 어머님이 오히려 더 잘됐단 생각도 들더라구요
문젠..아버님..
큰형님네가 모셔간다고 해도 혼자 사시겠다고 고집을 피우시데요
자식들한텐 얹혀 살지 않겠다고..
혼자 아무도 없는 빈집에서 찬밥에 김치 드시며 생활하시는데..
보면 식사도 거의 거르는것 같기도 하고
자존심은 있어서 아주 편하다며 큰소리 치시는데..
내려가서 뵐때마다 너무 초라해 보이는거 있죠
거기에 건강까지 안좋으시니..
이유야 어떻든..참 안돼 보이시더라구요

그러면서 가끔 술드시면
어머님이 아버님한테 대들지만 않아도 자식들 생각해서
이혼까지는 안했을거라며 후회 아닌 후회를 하시더라구요
이젠 절대로 안받아준다는 말씀까지 하시면서..
이제와서 이런말들이 왜 필요한지
갓 시집온 새댁인 저한테 하소연 하며
우시는데..이것참 어찌 해야하나..
절더러 두분 다시 이어 달란 소린지..
전화 드릴때마다 어디 아프네..금방 죽을거 같네
죽으면 화장시키라는둥.....
이런 소리 들을때마다 제가 어찌해야 되는지..
정말 난감합니다.

제가 나서서 뭘 어떻게 하라는건지..
울 신랑을 비롯해서 아주버님 시동생 시누이까지
두분은 이제 절대로 이어질수 없다며
안타깝지만 이대로 사시는게 두분한테 좋을거란 말씀들만 하시고..
깨어진 접시가 붙인다고 완전하게 이어질지..

시어머님이 안계신 시댁은
너무 어렵더라구요
홀시아버님 찾아 뵙는것도 부담되고.
다녀오면 내내 맘이 불편하고..
어찌해야 하는지...

담달에도 친정에 가야 하는데..
시댁은 친정에서 한시간 거리..
친정 가면 당연 찾아뵈야 하는데
또 가면 절 붙잡고 울고 불고 말하실거 생각하니
앞이 까마득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