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크리스마스라고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가져다 주실거라고
굳게 믿고 잠든 아이 얼굴 바라보다 눈물이 그렁그렁하여
행여 아이 얼굴에 떨어지기라도 할까봐 얼른 훔쳐냅니다...
유아원서 눈썰매장을 가는데 회비가 20000원이라 하여
옆집서 꿔다 내줬더니 초저녁이 되어서야 집에 왔더라구요.
하루종일 피곤하였는지 그때부터 저리 잠이 들었네요.
아이아빠가 한달이 지나도록 돈을 안 갖다 줍니다.
트럭을 갖고 일이 생길때만 잠깐씩하는 일이라 수입은 언제나 고정적이지 못해서
제가 부업을 하여 아이 간식비랑 유아원비를 벌지요.
그런데 이번엔 이것저것 낼것도 못낼 만큼 돈이 모자라 죽겠는데
남편은 3일 전 저와 크게 다투고 난뒤 연락도 없습니다..
아침에 선물을 못 받더라도 데리고 나가서라도 선물을 사주어야하는데..
정말 수중에 1000원 한장 없네요.....
이 컴퓨터를 팔아서라도 돈을 만들어야할 판이예요.
누가 사주기나 하려는지...
이 사람 어떻게 해야하나요.
그래도 연애시절엔 꿈도 있고 성실했던 사람이었답니다.
가정형편상 대학을 다 못마치고 운전으로 밥벌이를 해야할 만큼
가난했던 사람이지만 그 사람이 밥을 못먹어 눈이 ?해져있으면
제 눈에 커다란 눈물방울이 맺히던 사랑이었습니다.
그때 하던일이 굳어져 지금까지 직업이 되어버린거죠.
여동생 둘 시집 보내고 아버님 돌아가시고
그동안 모은거라고는 한푼도 없어요.
오히려 그렇게나 성실하고 착했던 사람이
점점 무기력해지는 모습에 너무도 실망스럽고 어찌해야할지를 모르겠네요.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일을 찾아서라도 하던 사람인데 노는 날이 많아지고
내 부업을 오히려 옆에서 거들고 앉아있는가하면
아버지때문에 대학도 못 마쳐서 아버지가 밉다....
자기 성공하는 것 못보고 가셔서 원망스럽다....
하는 등 미움인지 그리움인지 모를 소리만 하고
점점 울적해 보이는 날이 많더군요.
아내로서 용기를 주고 북돋아 주려해도
그 사람이 사춘기 소년도 아니고 당장 아이가 밥을 굶게 생겼는데
자기 감상에만 빠져서 그러는 것 같아 저는 남편이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그날도 이런 말들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말았지요.
그길로 나가더니 감감무소식이네요...
정말 너무해요...
밥이나 먹는지 잠은 어디서 자는지 궁금하기전에
전화한통 없는 그이...원망스러움부터 들어요.
저도 나쁜거죠...
아이는 아무것도 모른채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젠 누구에게 돈 꾸는 것도 지겨운데 내일 당장 어떻게 살아야할지..
제가 아이를 친정에 맡기고 직장에라도 나가볼까하지만
이사람 그러면 아예 집안에 눌러앉을 사람입니다.
주위에서 만류하더군요.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라더니 제 신세 정말 불쌍하군요.
남편 역시 불쌍하지요...
반대결혼이라는 이유로 하나도 도와주지 않는 처가 만나 기도 못펴고 사니 말이죠.
우리가 그때 정말 왜 사랑했을까 싶네요.
이렇게 될줄 알았다면 차라리 사랑하지 말걸 그랬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아니면 그때 아름다울때 헤어졌다면 좋았을걸...
내 첫사랑은 그래도 아름다울수 있을테니까 말이예요.
지금 이게 몬가요.
돈 가져오라 징징대는 사람과 그 소리 듣기 싫어 집 나가버린 사람
우리가 정말 사랑하는 걸까요...
아이를 보며 또 한숨 짓습니다.
내 아이는 정말 이렇게 키우고 싶지 않았는데
내일 당장 저아이를 실망 시켜야 하는건지..
엄마로서 너무나 슬프고 가슴 답답하네요.
내일부터 여기를 못올지도 모릅니다.
이 컴퓨터라도 중고가게에 팔아야 할지 모르니까요......
아이에게 일찍 컴퓨터를 가르치겠다고 장만한 건데....
이런 생각까지 들게한 남편이 정말 미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