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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는 정당한 시험면접 볼 수 없나요?


BY 아줌마 2001-12-26

35세! 출산한지 5년째!
늘 자신만만하고 욕심 많았기에 자식 키우기도 똑소리나고 싶었나 봐요. 3년간 치열하게 둘을(연년생) 낳아서 해줄 수 있는 한 실컷 해주고 어린이집에 맡겼죠.

다시 알바를 시작했고 틈틈이 작은 공부 하나를 시작했어요.
그리고 1년만에 워밍업으로 모 대학원에 응시했죠.
공부의 가닥을 잡기 위해, 아줌마가 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과 공포를 제거하기 위해 남편의 독려를 받으며 과감히 도전했죠.

그런데 괜한 짓을 했나 봐요! 그 곳은 아줌마가 서기에는 너무 위대한 곳이었나 봐요. 글세, 세 분의 여교수님이 묘한 웃음을 띠며 아이는? 남편은 뭘? 남편이 공부하는 사람이라니까 돈은 어떻게? 옛날에 했다는 일은? 감명 깊게 읽은 책은? 할 수 있는 외국어는?

도대체 이게 대학원 석사 구술 면접 질문이랄 수가 있나요?
내가 취직 시험 보러온 것도 아닌데~ 아니 이것으로 제 능력을 가늠할 수 있나요? 돈 없고 그저 아줌마인 사람은 공부하면 안 된다는 건가요? 차라리 시험을 봐서 떨어진 거라면 이런 상실감을 맛보지는 안았을 텐데...

전 지금 전의를 상실했어요. 책 읽기도 싫고 살기도 싫어요.
그 날의 기억은 아무리 잊으려고 노력을 해도 잊혀지지 않네요.
아니 지금의 절 보면 정말로 괜한 짓을 했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어.

출산으로 변한 제 골격이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닌데 새삼 괴물같이 느껴지고 얼굴에 주름이 추해 보이고 아이들에게 작은 일로도 짜증을 내고 있으니 말이에요.

제 상태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실패로 인한 자아감 상실! 자신감 상실에 따른 자괴감의 팽배라고나 할까요...

글세, 오늘 시댁 식구들의 모임에서는 직장 다니며 힘겹게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랫 동서에게 자식 키우는 일로 난척을 다하고 제 무능함을 숨기려는 듯이 먼가에 ?기듯 수다만 떨고 왔어요.
새벽 4시인 지금도 그렇고...
빨리 수습을 해야할 텐데. 제가 정신 차리게 아니면 자신감이 생겨나는 조언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