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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끝에 마음 상한다더니...


BY sea 2002-01-02

우리 시댁은 신정 구정 다지낸다.
신정은 아주버님댁에 구정은 큰집과 친척집에서...
거의 구정만 지내는데 신정까지 지내니 적응하기 어려웠다.
젊은 사람들 마음에 해돋이 구경도 가고 싶고 오붓하게
새해도 맞고 싶었었다.
아주버님이 멀리 사시는 바람에 아버님 제사는 신정에 지내고
구정때 친척들 보시러 오신다.
내년부터는 가족회의로 신정없이 구정만 아주버님집에서
지내기로 했다. 아주버님이 먼저 그러자고 하셨다.
제사나 명절때 마다 3시간 걸려 간다.
명절은 그나마 공휴일이 여러 날이라 괜찮은데
제사는 평일이고 신정도 이젠 하루만 쉬지 않는가?
일찍 가서 도와드리지 못해 항상 죄송하다.
멀리 사니 일 마치고 가도 늦고...
형님은 나보다 16살 많다.
얼마전 시집온 동서는 나랑 동갑이다.
형님은 너무 쌀쌀맏다.
결혼식때 처음 봤는데 그때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인사를 해도 무뚝뚝하니 웃지도 않는다.
동서 결혼 축하해라는 말도 없이...
아주버님과 남편,서방님은 배다른 형제다.
나 시집오기전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고 한다.
한번도 어머님께 안부전화 하는걸 못 봤다.
나도 형님께 안부 전화 안한다.
일마치고 가면 형님이 거의 다해놓으신다.
항상 미안해 과일을 사가거나 애들 용돈,형님 혼자 장
보셨다고 돈을 드리고 오긴했다.
이번 신정은 동서가 결혼하고 처음 맞는 제사다.
일 끝나고 어머님 모시고 올려면 5시간 넘게 걸린다.
형제가 모두 전국에 흩어져산다.
뉴스에는 엄청난 눈 온뒤에 꽁꽁 얼어붙는다고해서
차 두고 다음날 일찍 기차로 왔다(눈은 커녕 맑았지만)
형님은 혼자말로 조금도 안도와주고 가겠네 하신다.
우리는 신정 전날 일 마치고 갔다.
동서는 오자마자 제사지내고 설겆이만 하고 갔지만 어쩔수
없는 경우지 않는가?
어머님은 항상 형님보고 너희가 고향떠나 사니 혼자 거의
하더라도 이해해라 직장생활하니 어쩔수 없지않냐 하시며
없잖아 우리 편을 드신다. 그동안 섭섭한 일이 많아서인지
어머님은 아주버님과 형님을 좋아하시지 않는다.
명절이나 제사때마다 돈 좀 드려야 않되나 선물좀 사야 안되나
하면 남편이나 어머님은 극구 못하게 한다. 아버님 살아계실때
집 짓는데 수천만원 받았다고... 아주버님은 아버지 덕 보고
지냈지만 남편은 아버님 돌아가시고 아버지 덕도 못보고 결혼했
다면서 돈 쓰는 일을 말린다.
제사지내고 식사하고 이야기 나누다가 우리도 약속있고
어머님 기차시간도 다되고 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동서와 돈을 모아 봉투에 넣어 드렸다.
형님은 음식을 한 봉지만 어머님께 드리며 음식이 별로 많지
않아 어머님꺼만 쌌다고 한다.
역까지 바래다 드리며 어머님은 한 말씀 하셨다.
음식 끝에 마음 상한다고 아무리 적어도 돌아가는 손에
아무것도 안쥐어준다고... 남도 아니고...
겉으로는 괜찮아요 했지만 집에 도착해 어머님께 잘 도착
했다고 전화드리니 또 그 얘기 하신다.
전화 끊고 가만히 생각하니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많이 도와드리지 못해 섭섭해 안싸 주시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형님도 나름대로 섭섭하시겠지만 이럴수록 우리도 점점 형님에
대해 마음이 멀어져가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