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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는


BY 서글퍼요... 2002-01-02

이 사이트에 오면 나만 슬프고 나만 힘든게 아니구나 싶어 좀
위로 되고 그러네요.. 그래서 자주옵니다.

저도 별로 기분좋지 않은 2001년의 마지막날을 보냈답니다.

전 아이때문에 시어머니랑 같이 살아요. 2년되었어요.
결혼하고 6개월있다가 신랑이 실직하는 바람에 제가 만 3년을
남편 공부시키며 아이 낳아 키우고 그랬어요. 아이때문에
시어머니와 같이 살게 되었죠.

우리 시댁은 정말 말그대로 찢어지게 가난합니다.
형제들이 다 초등이나 중학교 출신이고(울 남편만 대졸)
형편들이 다 어려워요.
그래서 저 결혼할때도 제가 처녀적 번돈으로 아파트 얻고
살림장만하고 다 했어요. 홀 시어머니는 정말 십원한장 못
보태셨어요.
그래도 가난함을 알고 한 결혼이라 괜찮았어요.단 남편이 오랫동안
공부만 해서 제가 정신적으로 금전적으로 어려웠어요.

그래도 2001년은 남편 취업하고 차사고 아파트까지 샀어요.,
제가 안쓰고 절약해서 모은돈으로요..
정말 행복한 한해여서 마지막날을 좀 멋지게 보내고 싶었어요.

31일날 시어머니께서 병원간다고 1시쯤에 사무실로 전화왔길래
'제가 오늘 일찍 가니까 기다렸다 가세요.'그랬죠. 시어머니께서
울 아들(30개월)데리고 가기 힘드시니까 제가 종무식마치고
가려고 했던거에요.

그러고 갑자기 일이 생겨 1시간가량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남편이 전화해서는 버럭화를 내면서
지금 집에 안가고 뭐하고 있냐고, 엄마가 버스정류장에서 나오길
기다리다 지쳐서 집에 들어갔다고, 자기도 지금 집에 가는 중이라고,
당장 가라는 겁니다.

시어머니께서는 제가 당장 간다는말로 이해를 하셨나봐요.
그렇다고 무턱대고 나와계신것도 그렇지만 화를 내는 남편이
더 미웠어요. 어머니 편찮으셔서 걱정되는것은 알겠지만 제가
가기 싫어 안가는 것도 아니고, 그동안 이렇게 힘들게 직장생활해서
자기 공부시켜주고 아들 낳아 키우고 시모 모시고 차사주고 집까지
남편명의로 사줬더니 효자노릇만 하려나 싶더군요.

더구나 자기가 차를 가지고 집으로 오는 중이면 어머니 모시고
병원갈거면서 저더로 당장 가라는 것도 이해안되더군요.

제 일을 대충 남한테 맡기고 집으로 갔어요.
남편이 와서 어머니 모시고 병원갔다 오는 동안 전 아들이랑
화가나서 잤어요. 나중에 집에 오더니 살살 애교를 피우네요
잘못했다 싶었는지.. 남편은 종종 그럽니다. 애교작전을 좀
떨죠.

그러고 있는데 8시 다되어서 큰 시누가 조카 데리고 울 집에
온다는 겁니다.
기분이 안좋았어요. 반찬거리도 없는 이시각에 갑자기 오면
어떻하냐싶더군요. 전 누가 온다하면 반찬부터 걱정되거든요.
더구나 오늘은 2001년 마지막날인데... 남편한데 화가 나긴했지만
애교를 떠니 그냥 넘어가 주고 아이랑 좀 멋있는 송년회라도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왜 하필 이러날 이 시각에 오냐고 했더니 반찬그릇을
탕! 세개 내리치며 눈을 부릅뜨는거에요. 정말 이럴거냐고.,.

정말 서러웠어요. 지금까지 힘들게 살아온 날도 생각나고
죽자살자 ?아 다니길래 결혼해준 남편도 밉고...

그래서 좀 울었더니 툭하면 운대요.. 그러니 더 서러웠죠.
내가 이상한건가요?

그날 눈이랑 비가 오는 바람에 차가 밀렸다고 시누는 12시가 다
되어서 왔어요. 황금같은 12월 31일을 그냥 손님 기다리다
다 보냈어요. 시누가 들어오면서 저보고 들어가 자라고 하니까
시어머니는 또 '손님왔는데 자긴..' 그러시대요.

에고.. 시어머니랑 같이 살면 이런게 힘든거 같아요.
시누들이 갑자기 들이닥치는거.. 울 시댁식구들은 당일
출발전에 ' 우리 지금 간다..'그러면 끝이랍니다.

새로 산 아파트에 첨 와서도 '집 구조가 이상하다..'이런말
밖에 할줄 모르는 사람들이에요.
올케가 혼자 벌어 힘들게 장만한 집인줄 알면서도
'고생했다. 축하한다'이런말도 없습니다.

에고 ... 정말 결혼은 왜 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