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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어난 일


BY 앙알대는 녀자 2002-01-12

정말 새벽이었네요
여섯시였으니까요
아이가 셋입니다.
요즘 애들이 다 감기라서 잠들을 푹 못자고 꼭 새벽에 깨서
물달라 그러고 공연히 떼쓰는 놈도 있고 잠자리 상황이 오분대기좁니다.그와중에도 저는 남편보다야 편하게 자는 편입니다.
왜냐면 남편이 마크하는 셋째는 울음끝이 길고 한번 울면 본전을 뽑거든요.반면에 제가 마크하는 둘째는 물달라고 해서 물주면 그냥 자고 열오르면 혼자서 끙끙거리는 타입이라서 애래도 그렇게 힘들지는 않습니다.남편은 동네가 알아주는 좋은 아빠입니다.
일요일이면 놀이터에서 하루종일 애들 그네 밀어주고 같이 물떠다가 모래놀이 해주고 아들 놈하고는 축구해주고 하여간 세상에 그러 아빠가 없습니다.
물론 저는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번씩 아이들이 밤에 울거나 하면 특히 셋째가 울면(울음끝이 길다고 했었죠)손바닥으로 아이의 등을 두드리면서 계속 이렇게 울면 밖에 내놓는다고 아이에게 뭐라고 그럽니다.
아직 셋째는 네살밖에 되지 않아서 애기입니다.해바껴서 네살요
그런애한테 버릇 고친다고 밤에 울면 발바닥이나 등을 세게는 아니지만 때리면서 아파트 복도에 내 놓는다고 할 때면 저까지 아이를 같이 뭐라 그럴수는 없어서 그냥 지켜보는 편인데.
오늘 여섯시에도 아이가 울었습니다.
남편은 똑같이 발바닥과 등을 때리면서 뭐라 그러더군요
저는 그때 둘째가 물달라고 그래서 물을 주고 둘째는 잠들고 남편과 울고 있는 셋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는데 남편에게 그만 하록 그랬습니다.자꾸 복도에 내놓는다고 하면 잠결이지만 아이가 공포감을 느낄것 같고 해서요.
남편도 화가 났겠죠.선잠깨서 아이를 달래는게 쉽니는 않잖아요
저도 남편 하는게 맘에는 안들어서 그만 좀 하라고 좋은 말투는 아닌 신경질 부리는 말투로 뭐라그랬고요
남편이 갑자기 화를 제게 내는거예요
애 달랠때는 가만히 있다가 웬 참견이냐는 식으로.
그래서 제가 당신은 애 버릇 고친다고 하면서 그렇게 울때마다 뭐라 그러는데 그래서 애 버릇이 고쳐졌느냐 아니지 않느냐 그러니까 그만 해라 그러고는 울음이 잦아드는 아이의 등을 토닥거려 주었습니다.
남편도 화를 누르고 자려고 했는데 제가 기름을 들이부었습니다.
왜 애 밖으로 내놓지 그냥 자느냐 버릇 고쳐야지 그냥 자느냐 그러면서 쏘아주었습니다.
그러고 밖으로 나오는데 남편이 거실로 따라 나오면서 제 팔을 나꿔채면서 되게 앙알댄다고 그러는 겁니다.
여기 말로 앙알대다는 계속 지꺼린다 뭐 그런 뜻입니다.
순간 모멸감이 들고 내가 그렇게 틀린말 했었나 싶고 언젠가 시아버지가 우리 앞에서 시어머니에게 되게 앙알거린다고 했던 생각이 나서 남편과 시아버지가 오버랩되더군요.
남편은 오히려 좋은 아빠이고 제게도 잘해주는 사람인데 잠이라는 본능적인 상황때문에 그런 말이 나왔던건지 아니면 시아버지의 안좋은 면이 은연중 답습이 된건지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속상한 일도 많으신 아컴님들의 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결혼 생활 8년에 이젠 남편에게 이런 소리 듣고 살아야 한다는게 자존심이 상합니다.
제겐 앙알댄다는 남편의 말이 욕처럼 들립니다.
늦은 아침 한잔의 커피와 남겨진 세 아이들만이 위로가 되는군요.
제가 너무 예민한 여자인지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