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둘째놈은 34개월입니다
이제 4살되었지요
아까 두 놈을 데리고 시장엘 다녀왔는데 글쎄 이 녀석이 자꾸 찻길로만 가는 겁니다
손을 잡고 걸어가주면 참 좋겠는데 혼자만 뛰어가는 거에요
그것도 보도블럭위로 뛰어가면 괜찮은데 차가 다니는 길로만 뛰는 겁니다
무거운 비닐봉지를 들고서 다른 손으로 이 녀석 손을 잡으니 눈이 녹아 질척거리는 길위로 자꾸 자빠지는 겁니다
싫다는 거지요
몇 번 그러다가 비닐봉지를 든 손은 끊어지는 것 같고 난 홱 돌아버렸습니다
사람많은 길거리에서 왕복으로 애 따귀를 스트레이트로 후려치고 고함을 지르면서 그냥 와버렸습니다
울 애 자지러지게 울며 따라오더군요
지금 딸꾹질을 하면서(하도 울어서) 우유를 먹고 있는 아이뺨을 보니 손자욱이 선명합니다
난 덜 된 엄마라는 자책감에 너무 괴롭군요
미국같으면 나같은 엄마는 벌써 잡혀갔을 겝니다
처녀시절에는 길거리에서 애들때리는 엄마들보면 무식하다고 혀를 찼는데 내가 꼭 그 꼴이 되었군요
다른 분들도 그러시나요?
아니면 알아듣게 조근조근 잘 설명해주나요?
이 놈의 손모가지를 확 잘라버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