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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함...이 막막함을 어떻게 헤쳐 나갈까


BY 겨울아침 2002-01-15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할지 적을려고 하니 막막하네요.
결혼 6년차입니다.
결혼할때부터 시어머님 모시는 문제로 많이 싸웠지요.
그런데 남편이 너무 원하니까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저리 원하는데 그래 해주자 오래 가겠나 하는 맘에 그러기로
하고 결혼했지요.

모시고 살았습니다.
저희 남편 5남매의 막내입니다.
큰형은 어머님이 낳으신 분인데 아버지가 다르고 나머지는
다 같은 형제이지요.
큰형은 어차피 성도 다르고 왕래도 하지 않으니까 그리고
다른가족들이 신경을 안쓰니 별문제 없었구요...그런데
어머님이 낳은 장남과 며느리가 결혼해서 보니 문제가 많더라구요.

남편이 굳이 자신이 모셔야 한다고 한것도 이해가 되었구요.
형님이 시댁일에 전혀 상관을 안하는 겁니다.
그냥 무시하고 산다고 해야하나요.
어머님 문제도 그렇고 그외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고...그걸 탓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내가 좀 힘들었지만 형님맘도 이해가 될것도 같았습니다.

하여간 그렇게 부모님 모시고 5년 가까이 살다가 남편하는 일이
실패하는 바람에 우리가 집을 팔고 방두칸짜리 전세방으로
옮겨야 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땐 이미 아이가 둘이었고 어머님 연세가 팔십에 가까웠고
우리 네식구 살기도 바뜻한데다 방도 달랑 두개에 거실도 없는
좁은집에 가니 도저히 어머님을 모실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형제들한테 의논을 구했지요.
아닙니다. 어머님 당신이 큰딸이 편하니 당분간 거기 가있으마
그랬습니다.
그래서 짐 거기 옮겨놓고 우린 이살 했지요.
우리가 일단 어머님께 신경을 못쓰니 당연히 위에 형하고 형님이
신경을 쓸거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착각이었습니다.
똑같습니다.
나는 모시고 살다가 따로 사니 하루아침에 죄인이 되었고
형님은 여전히 룰루랄라 자신과 상관없는 일입니다.

이년 가까이 그리 사는 어머님 보니 남편이 맘이 아파서 같이
살고 싶은데 아무리 봐도 여기선 같이 살수가 없습니다.
집도 집이지만 이제 남편일이 서서히 조금씩 되기 시작하는데
그동안 쌓인 빚이며 대출금이며 하루하루가 불안한 상태입니다.

어머님 한번씩 오셔도 편히 주무실 공간 하나 없는 집입니다.
아이들이 자라니 자연 짐은 늘어나고 ,이사갈 돈도 없고
여긴 도저히 살수가 없고, 그런데 남편이 자꾸 날 들볶습니다.
내 성의가 부족하다나요...좁으면 좁은데로 살면 된다네요.

제가 그럼 형한테 가서 큰집 전세 하나 얻어달라 해라 살다가
어머님 돌아가시면 우리 바로 나온다 하고 전세도 자기들 이름
으로 하고 우리는 그냥 잠시 들어가 살다 나와 준다고...
어머님 돌아가실때까지...그런데 한마디로 싫다고 하네요.

자기도 모시고 싫고 우리가 모실라고 하는데 형편이 안되니
좀 도와달라 해도 이건 우리 문제지 자기들 문제가 아니랍니다.
남편보고 당신 능력이 이것밖에 안되니 그냥 포기하라고 더
어쩔수가 없는거 아니냐구 그래도 이방에 있는 짐을 다 버려서도
어머님을 모셔야겠다고 저리 버티고 있습니다.

나 역시도 그러고 싶으면 그래라 그래 한번 해보자 그러고 서로
말도 않고 짐을 치우지도 않고 눈도 마주치지 않고 같이 밥 먹으
면 그 무거움에 소화가 안돼 며칠째 소화제 먹고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이 없고 정말 내가 아이들만 데리고 친정으로
들어가야 할 건가 봅니다.
남편하고 어머님하고 여기 살라하고...

정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처음으로 내남편한테 정말 화가 났습니다.
능력도 안되면서 항상 자기가 장남인양 큰소리만 치고 그 뒤처리는
내가 다하고...이젠 그 뒤처리도 한계에 와닿았습니다.
남편 잠든밤에 아이들 데리고 그냥 나가버리고 싶습니다.
요즘 그거 연구중입니다.
나가서 아이들 데리고 어떻게 살건가...

결혼전부터 어머님 때문에 싸우고 살면서도 어머님 때문에
싸우고 어머님 때문에 우리가 이혼을 하게 되어도 아마
위에 형은 가만 있을겁니다.
여전히 자기들과는 상관없는 일이니까요.
사는게 참 힘이 듭니다...그냥 사라지고 싶을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