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31

나에게 친정아버지란...


BY 둘째딸년 2002-01-15

어제 퇴근후 급하게 저녁준비해서 세식구 둘러앉아 저녁을 먹고 있었어요.
경기도에 혼자사시는 큰고모가 전화해서..
"요즘 니 아빠 뭐하니" 그러길래..
그냥 있지 뭐 했더니 느낌이 이상하더라구요..
그래서 왜그러냐고 물었어요.

전화한 이윤 저희아빠 올해 환갑이시거든요.
시골엔 90이 다되어가는 할아버지랑 정신이 올바르진 않아도 정말 성실하게 사는 삼촌이 한분 계세요.
늘 찾아뵙지도 못하고 지켜보기만 해야하는 어려운 내 형편때문에 속도 많이 상하고,,
엄마도 식당서 주방보느라 겨우겨우 시간 한달에 한번 낼까말까 해야 시골한번 다녀오는 그런 형편이거든요.

저희아빠 요즘 어딜 다니는지 아무래도 화투를 하러 다니는거 같아요.
돈이 없으면 우리한테 달라면 없어도 서비스라도 받아 줄텐데..
시골 삼촌한테 전화해서 돈좀 가지고 나오라 했답니다.

너무 속상해서요..
생활력이 없어서 심장수술한 울 엄마가 죽을똥살똥하며 겨우겨우 근근히 살림 이어가는데 아빤 시골서 피땀흘려 여름내 채소파동 겪어가며 겨우겨우 마련한 돈 몇푼을 빼달라고 했다니..

형말이면 거절못하는 울 삼촌 돈 몇십만원 들고 나왔답니다.
그 상황을 생각하니 정말 속이상해서 가슴이 콱 뭔가 막힌듯 그런 기분입니다.
다른분들은 친정서 도움도 많이 받아 집도 사고 하셨다는데 전 그런건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저 자식들한테 싫다소리 듣지 않는 부모가 되길 바라고.
남들한테 손가락질 안당하는 사람이 되길 바랄뿐인데..

저희 아빠 건강하세요.
일이 없는건 아는데 그래도 해도해도 너무하네요.

어제 밥먹으면서 전화받다가 넘 속상해서 제가 핸드폰으로 밖에서 통화하고 들어오니까 신랑이 묻더군요.
신랑이 제 얘기듣고 봉투에 돈넣어서 달랍니다.
직접 전해주고 온다고...
에궁 이런 자식들한테나 그런 모습 보이지..
어렵게 노후준비해 가면서 혼자 사는 삼촌에게 돈을 달라시니...

나에게 친정 아버지.. 그 남들에겐 온유하고 모든것 다 보듬어 주는 그런 친정아버지의 모습은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그저 형편껏 살고 내 처지에 맞는 그런 소박함으로 살았으면 하는게 작은 소망입니다.
한달에 돈백도 못벌면서 아둥대며 아이 어린이집 보내고 나와 직장이랍시고 다니는거.. 이것도 다 내 자식에게 피해주지 말자고 약속한 것 때문이기도 한데.. 참 의미없어지네요.

비도오고 기분도 더 그렇고해서 몇자 적었습니다.
위로의 글좀 많이 달아주세요.
여기서 위로 받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