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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해외 건설현장에 내보내고 계신 분들께


BY 송지우 2002-01-20

이런 얘기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수없이 망설였습니다. 모두 다 이미 알고 있는 얘기들인데 이렇게 얘기한다고해서 뭔가 달라지는 게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한 사람의 여자로써 익히 아는 얘기이건 아니건 말을 해야한다고 생각했기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제게는 베트남 친구가 있습니다. 친구 이름은 링이고 우리는 서로 어설픈 영어와 한국어로 대화를 주고받지만 참으로 친한 사이입니다.

며칠전 저는 그 친구의 초대로 베트남에 갔습니다.
첫날 밤 호치민에 있는 링의 집에서 자고

둘째날 아침 차를 타고 한참을 간 끝에 바다가 있다는 붕따우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베트남의 관광지 중 하나라는 붕따우는 제게 실망감만을 안겨줬습니다.

우선 우리나라 바다와 크게 다르지않은 바다가 그랬고.......

밤거리에 돌아다니는 수많은 한국 남자들이 그러했습니다.
흥청망청 술이 머리끝까지 취한 한국남자들은 한국어로 중얼중얼 뭔가를 주정하며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만약 그런 모습 뿐이라면 한국에서도 익히 보는 장면인바 크게 문제 삼을 거 없겠죠

하지만...
문제는 그 한국 남자들의 팔에 꼬옥 안겨있는 베트남 여자들이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양공주겠죠? 그들은 보기에도 민망한 모습으로 분명히 섹스를 위한 발걸음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얘기 많이 들었었습니다, 한국의 건설회사 사람들이 해외에 나가서 현지처와 살림을 하고 계약동거를 하며 술집 여자와 문란한 성생활을 즐긴다.
말은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 눈앞에서 보고 있자니.. 사실은 저 조금 울었습니다.

다음날은 토요일이었습니다.
토요일 오후에 제 눈앞에 펼쳐진 건 더더욱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술집여자와는 그럴 수 있다 치고
화창한 대낮에 베트남 여자와 사이좋게 손을 잡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한국 남자들은 대체 무엇인지요..
그들은 다정스레 손을 잡고 키스를 하고 여자에게 옷이며 장신구를 사주고 있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사귄다는 건가요? 아니면 현지처였을까요?

링은 그 남자들이 아마 현재 바리아에 발전소를 짓고 있는 [현대건설]사람들일꺼라고 했습니다. 링은 현대 건설로 알고 있었지만 제가 한국에 와서 찾아본 결과 현재 바리아에 발전소를 짓고 있는 회사는 현대건설이 아니고 [현대 엔지니어링]이더군요

저는 불쌍한 그의 아내들이 이 사실을 알고 있을지 묻고 싶습니다.
남편이 보내주는 돈이 너무 고맙고 해외에서 땀 흘리고 있는 그 남편이 너무나 자랑스러워 한국에서 열심히 시부모님 모시고 아이를 키우고 있을 그의 아내들은...

그 남편이 술에 취해 흥청거리며 베트남 양공주들을 품에 안고 섹스를 위해 밤거리를 헤메고 다니는지
토요일 오후에는 베트남 현지에서 사귀고 있는 여자들과 거리에서 스스럼없이 손을 잡고 껴앉고 키스하면서 한국에 자기 아내에게는 한번도 사주지 않았을 비싼 옷과 악세사리들을 사준다는 걸

한국의 아내들을 알고 있을까요?
아니면 알면서도 어쩔수 없어서 묵인하는걸까요?

그런 장면들을 눈 앞에서 직접 보고 저 역시 평온한 결혼생활을 하기는 많이 힘들것 같습니다.

사실 이 글을 현대엔지니어링과 우리나라 건설회사들의 홈피에 올리고 싶었습니다. 한번쯤은 이런 생활을 했을 그들에게 한여자로써 그들을 바라본 소감을 얘기해주고 싶었고 그의 아내들에게 이런 얘기를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용기는 없는
그저 그런 장면에 가슴이 아파서, 또 어이가 없어서 눈물 한방울 흘릴 수 밖에 없는 약자이기에 이렇게 여러분께만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그들이 저지른 그런 죄가 그들의 아이에게 업보로 전해지지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