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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시댁 안갑니다...


BY 하소연 2002-01-20

안녕하세요.
하소연이란 이름으로 시어머니와의 갈등을 이야기 했던 사람입니다.
글쓴이 하소연 치면 아직 남아 있더군요 다른분도 계시지만...
우리 남편은 그동안 몇차례 시댁에 애랑 다녀왔습니다.
시댁갈때 애기 목욕시키고 좋은 향 나게 로션 발라주고 깨끗하게
입혀 주고 남편이 혹시라도 헌 양말 신고 갈까봐서 신경써주면서
보냈습니다. 작은 부분에도 매번 어머니께 지적받고 주책맞다는
소리를 들은 저로써는 아직도 사소한것까지 신경이 쓰입니다.
처음 다녀와서 남편이 아버님이 다음엔 저도 같이 오라고 하셨답니다
그렇지만 전 그냥 흘려 들었습니다.
아버님 생각이 어머니 생각이 아니니까요. 막상 가도 아버님이
절 위해 어떤 행동을 하시며 감싸주시지도 않으실테니까요.
두번째 남편이 다녀와서는 "나는 우리집 갈때 맨날 빈손으로 간다"
하며 기분나쁜 얼굴로 이야기 하길래 뭐라도 사가지.. 했더니
애랑 같이 가니까 그렇게 안된답니다. 차타고 가는데도
애 데려다 놓고 다시 잠깐 나와서 뭐라도 사가지고 다시 올라가지
그렇게 이야기 했지만 속으론 나는 온갖 음식 해가지고 애안고
버스타고 팔에 쇼핑백 줄이 파고들어 피부가 뻘겋게 달아올라도
잘만 다녔다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마음이 쓰여서 이번해 부터 용돈 드리기로 한거 남편은
신경도 안쓰길래 새돈 준비해 놓고 돈만 드리기 그래서
두분 내복을 샀습니다. 어머니껀 정말 비싼거... 웬만한거 샀다간
또 흉보실까봐 최고 좋은거 사서 보냈습니다.
첫번째 갔을때 철없는 남편은 홈쇼핑에서 화장품 셋트 나오자
저 사준다고 샀답니다. 어머니한테 자기 한테 시집와서 오년동안
한번도 화장품 사준적 없다면서 사야한다고 말했다더군요.
어머니는 얼마나 기가 막히셨을까 싶기도 하고, 우리남편 시댁식구
앞에서는 날 많이 생각하는척 하나 싶기도 하고...
어머니도 사드리지 그랬어? 하니까 그런다고 말씀드렸는데 있다고
하셨답니다. 저도 알고는 있었습니다. 젊으신 시어머니 파렛트며
화장붓 셋트며 메이크업 아티스트 처럼 다 가지고 계십니다.
어머니 화장품 선물하면서 얻은 샘플로 수개월 버티는 저와는 차원이
다르지요.
그동안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 계속 살수 있을까...
내가 어찌되었던 찾아가야 하나. 그런데 남편이 저를 도와주더군요.
절 편하게 해준다는게 아니라 마음을 못붙이게요.
저희 친정에서 전화가 와도 싫어하고 제 남동생이 잘지내시냐고
안부전화하며 같이 스키타러 가자고 해도 저에게 그럽니다.
너랑 나랑 서로집에 대해 이야기 안하기로 한거 맞지?
나 그렇게 사니까 편하고 좋다 그런데 왜 처남이랑 나를 엮을려고
하냐? 때로는 한밤중에 웬일인지 친정엄마가 전화를 하셨습니다.
남편 눈치 보여서 내일 이야기 하자고 하고 끊었는데
왜 거셨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그냥... 하고 말꼬리를 흐렸는데
"이 오밤중에? 그냥?" 합니다. 그래서 내가 뭐라고 이야기 해도
당신 이 오밤중에 왜 하냐고 할것 뻔하지 않냐고 했더니
"그래 너희집에선 오밤중에 전화와도 되고, 우리집은 전화오면
전화질 이지" 합니다. 세상에... 제가 전화질이란 단어 써본적도
없습니다. 기가 막히고 정말 암담했습니다.
혹시라도 제가 안가는 상황이라도 친정에 같이 가자고 한다거나
안부전화라도 한통 남편이 해준다면 제가 가만히 있을수 있을까요?
마음 불편하고 남편에게 고마워서라도 마음 고쳐 먹을텐데...
남편이란 사람은 늘 그런 식입니다.
오늘은 시아버님 생신입니다.
남편은 아버님 생신 날짜도 모릅니다. 이번에도 제가 이야기 해주었죠
오늘도 회사에 나가야 한다며 피곤하다고 누워 있는데 빨리 가라고
빨리 가라고 독촉을 해서 애랑 둘이 보냈습니다.
남편은 넌 안갈꺼야? 한마디 묻습니다. 저는 응 그냥 그랬습니다.
자기가 한 행동이 있으니까 더이상 말은 안하더군요.
시간이 지나면 마음이 풀리면 애 정서를 생각해서라도 가야겠지요.
하지만 제가 그렇게 막대해도 될만큼 속없는 사람은 아니란걸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매번 욕먹고 자존심의 상처를 받고서도
또 찾아가서 눈치보고 말 붙이고 그렇게 살았더니 저는 그런 사람
이라고 생각하셨는지도 모르지요. 이번에도 생신때나 구정때는 오겠지
하셨을겁니다. 저는 독한 사람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어느 시기까지는
독해 질겁니다. 한편으로 제가 챙겨야할 도리는 해가면서 그렇게
할겁니다.
그래도 마음은 안좋습니다. 제가 잘하고 있는걸까요?

변함없이 시댁때문에 속상해 하는 아줌마들이 많습니다.
그중엔 결혼하지 얼마 안되는 새댁들도 많더군요.
그들에게 이야기 해주고 싶습니다. 정말 힘들더라도 처음부터 너무
시댁을 멀게 생각하지 말라고요. 우선은 좋게 좋게 받아들이면서
마음의 문을 닫지 말라고요. 일단 닫힌 문은 좀처럼 열기 힘듭니다.
그렇게 살다보면 남편과도 멀어지고 급기야 언젠간 터져 나오기
마련이니까 현명하게 대처 하라구요.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당하고 피눈물 쏟으면서도 그냥 지나치라는건
아닙니다. 표현해가면서 살아야 합니다.
머리를 써서 돌려가면서 아님 화통하게 인간적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여하튼 처음이 중요합니다.
누굴 미워한다는거 정말 불행한거 같습니다.
행복하게 살아야죠. 저는 실패했지만 처음이신 분들은 꼭 현명하게
잘 극복 하시길 바랍니다.
참는다고 능사는 아닙니다.
겉으론 참고 속으로는 늘 불만을 가지고 사는건 불행입니다.
저는 제가 참으면 다음번엔 이런일 없겠지, 저만 참으면 집안이
조용하겠지 했습니다. 그런데 저의 착각이였습니다.
제대로 제입장 이야기도 못하고 그냥 지나친것이 저에겐 쌓이고
쌓인거고 시어머니는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쟤는 저러는구나 저를
쉽게 보셨던거 같습니다.
처음 갈등이 있을때 혹은 몇번 그냥 넘기려고 노력하고 마음 상해
있을때 그때 그냥 지나치지 마세요.
밖에서 만나서 차라도 마시면서 속마음을 솔직히, 예의 바르게
이야기 해서 풀어버리세요.
남 걱정할 처지가 아닌것 같으면서도 그래도 늘 글을 읽으면서
답답해 집니다. 사랑하고 행복하고 싶어 한 결혼이 이렇게 암담한
상황으로 변하다니요. 더구나 앞으로 살 날이 더 많은데...
저에게 따뜻한 위로 해주셨던 님들 잘 지내시지요?
정말 힘들때 이곳에 와서 따뜻한 마음을 받고 힘이 났습니다.
잘 해결되면 글 올릴께요.
모두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