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4년차된주부예요. 동서지간의 일로 한동안 골머리 썩다가 화병이 되기도 했었고, 요즈음은 신경정신과 상담을 받아 볼까하는 생각도 들어요. 좀 경험 많으신 분들께 인생상담을 들으면 어떨까해서 글을 써요.
저희 남편은 3형제 중 늦둥이 막내. 결혼할 때는 12살 차이나는 큰 형만 결혼해 딸 둘을 두고 있었지요. 10살 나이차이 나는 형은 특별히 하는 일 없이 독신으로 살고 있었습니다. 전 거의 1년여를 시댁에서 살았어요. 결혼전부터 큰형님이 자기 결혼할 때는 야외촬영도 안하고, 해외 신혼여행도 안갔는데 저희는 다 했다고 투덜, 예물을 더해주었다고 투덜, 제가 시댁에서 잘 지내는 모습을 아주 못 보더군요. 이것저것 물어도 냉담하고, 부모님들께는 막내라 더 예뻐한다고 투덜.. 저희 첫아기(저도 딸을 낳았죠. 아이 낳았을 때 형님은 역시 전화 한 통 없더군요.) 돌잔치를 친가를 비롯해 외가 식구들과 밖에서 한다고 난리가 났었지요. 자기네 큰아이는 12년 전에 집에서 했다나? 형님의 친정식구들은 다 외국으로 이민가고 혼자만 한국에 있거든요. 그 일로 시어머니를 하도 들볶아서 결국 우리 큰아이 돌잔치는 외가식구들만 참가한 가운데 열렸답니다. 우리 어머님 큰 형님 무서워서 못 오셨지요. 결국 첫아이 돌상은 서운하신 친정어머님께서 차려주셨는데 돌날 밥이 안 넘어가더군요.
아이 돌은 그냥 그렇게 넘어갔습니다. 그 이후로도 전 큰형님 눈의 가시였습니다. 생일날 축전도 보내보고, 전화도 간혹 해봐도 그때뿐! 지방에 살고 계신 형님은 시조부모님 제사에도 잘 참여를 안하셨습니다.그래도 저에 대한 미움은 가시질 않는지 시아주버님이 명절에 난리가 났죠. 설거지 덜하고 먼저 방에들어갔다고.. 그날은 제가 무지 좋아하는 가수가 컴백하는 날이라 정확히 트리오 묻은 컵 3개를 두고 방으로 뛰어 들어와 그 가수를 보았죠. 그 일로 집안이 뒤집어졌죠. 아주버님이 건방지다며 손가락질하며 반말하고, 형님은 시아버지 붙들고 저에 대한 욕을 막 하더군요. 정말 가관이었습니다. 정말 서운하고 마음에 안들면 불러다가 형님이 얘기해도 될 것을 완전히 시아버지까지 대동한 집안싸움이었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큰 형님은 시댁에 발길을 끊고, 딸들을 데리고 해외조기유학을 떠났습니다. 지금 어느 나라에 있다는 것만 알지 어느 도시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이예요. 아! 어머님은 아시겠죠. 기러기아빠로 살고 있는 아주버님도 시부모님께 불만이 많아서 집에 오지를 않습니다. 지금은 아이들 만나러 외국에 나가 있는데 구정 지나야 온대요. 명절이건 부모님 생신이건 다 그냥 지나가고 살고 있죠. 정말 지독한 사람들이예요. 가족간에 이런 일들이 있고 나니 정말 마음이 쓰려요. 하지만 때론 항상 모든 사람들이 긴장하고, 눈치 보게 만드는 큰형님을 안 보고 사니 마음 편한 구석도 있지만 부모님들이 너무 허 하신 것 같아요. 그래도 철썩같이 믿던 맏이였을텐데요. 저희가 아무리 해봤자 맏이랑 비교할 수 있나요 뭐? 사실 큰형님은 시어머니랑 별로 사이가 안 좋았었고, 집안 대소사에 참가를 거의 안해서 어른들께 말을 많이 듣고 살았어요. 그래도 혼자만 며느리하다가 제가 들어와 같이 사니 정말 싫었을 거예요.
큰형님이 소리소문없이 외국으로 간 후 저는 이 집안의 첫 손자를 낳았고, 둘째 시숙이 장가를 들었어요. 우리 둘째 시숙은 명문대 대학원까지 나왔는데 어찌 잘 안 풀린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동서는 시숙보다 12살 어린 아가씨예요. 저와 제 남편보다 2살이 어리고요.(저흰 동갑이예요.) 나이 어린 둘째 형님은 시부모님들이 결혼을 반대했었어요. 시골 출신에 고졸, 친정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 집안도 가난하고, 키도 150센티 정도에 깡마른 중학생처럼 보이는 아가씨예요. 교수로 반평생을 보내신 시아버지와 칠순이 다가오시는 어머님도 대학을 나오신 집안에서 맞기엔 좀 기우는 며느리였지요. 여차여차해서 결혼은 했습니다.
그런데 이 동서가 너무너무 잘해요. 이 동서도 시댁에 들어와 살고 있는데 요즘 며느리같지 않게 일도 잘하고, 부모님 조끼, 모자 등을 손으로 짜서 선물하고, 항상 네네 하며 순종하죠. 이제 결혼한지 8개월정도 되었는데 현명하게 자리를 잘 잡아가고 있어요. 그래도 잡음없이 잘 지내니 다행이다, 이 동서랑은 잘 지내야지, 또 집안 싸움 나면 나만 나쁜 사람되는 거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많이 이해하고 잘 하려고 하는데 저도 서운한 점이 생기네요. 이 동서 결혼 한 달 전쯤에 제가 아들을 낳았는데 어머님이 제가 아이 둘이라는 이유때문인지, 아니면 둘째 아들 입지를 세워 주려고 그러는지 집안 대소사에 두분만 데리고 다녀요. 저한테 얘기해봤자 따라 가지도 못하겠지만 바로 지척에 사는 저희에겐 귀띔도 안해주셔서 나중에야 친척분들을 통해 '너, 그 때 왜 안왔니?' 아니면 둘째 형님을 통해 부모님들이랑 어디어디 다녀왔다라는 얘기를 들어요. 한 9개월을 계속 그러니 저도 좀 짜증이 나더라구요. 그래도 잘 모르고 사는게 편하게 사는거다라는 생각으로 위안은 삼지만 서운한 마음은 늘 생기네요.
어머님이 저희를 데리고 다니지 않아서 그런지 얼마전에는 둘째형님이 집안제사에 가려고 하는 나를 극구 말리더군요. 가지 말라고. 정말 이상했어요. 아버님도 가라고 하시는데 형님이 저보고 '저렇게 흔쾌히 가라고 하시는 아버님이 이상하다, 의외다'하는 거예요. 둘째형님은 자기만 다녀아 한다고 생각하나 봐요. 아니면 남매 대동하는 나에 비해 아직 아이없는 자신의 위치가 어쩡쩡해서 그런지 싫다는 표현을 하더군요. 제 남편도 특별히 제사에 갈 필요가 없다는 말을 하고.. 빨리 며느리로서의 위치를 잡고 싶어하는 형님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기가 막혔어요. 대소사 안 알려주는 어머니, 자신만 가고 싶어하는 둘째 형님! 왠지 저만 왕따된 느낌이었어요. 우리 둘째 동서 가까이 살아도 우리 집에 놀러 잘 안와요. 아니 못오죠. 우리집에 놀러 올때마다 어머님이 오후 6시 ??玖?전화하세요. 빨리 오라고. 못 올 때 온 것도 아닌데 당신 욕할까봐 겁이 나는 건지, 아니면 제가 착한 둘째 며느리 나쁜 길로 물들일까봐 조바심이 나시는 건지.. 두 며느리가 친한 꼴을 못보세요. 예전에 큰형님하고 둘이 있을 ??는 시어머니 흉도 하고 사이좋게 지내라고 하더니 둘째 형님이랑은 가까워질까봐 내심 불안하신가봐요.
제가 어머님께 앞으로 대소사 정도는 제가 직접 참여는 못해도 미리 알려 달리고 말씀을 드리는게 괜찮을까요? 아니면 지금처럼 막내라는 이유로 그냥 모른척 지나가며 살아야 할까요? 어느 게 더 나은 건지 모르겠어요. 괜히 나서면 욕 먹을 것 같고, 모른 척 하자니 항상 왕따 기분이고...
둘째 형님께는 제사부분에 대해 얘기하는 게 옳을까요? 부모님의 결정과 우리의 의지대로 참가하거나 하는 일인데 형님이 오지 말라고 막을 일은 아니라고.. 웃으며 얘기해 볼까요? 큰형님이랑 예전에 이야기로 풀어나가려다 현재의 상태가 되었기 ??문에 전 사실 동서지간에 말하는 게 두려워요. 괜히 오해사서 집안 시끄러워질까봐.. 그리고 어머니와 둘째 동서는 한 집에서 잘 살고 있느니 제가 잘못 애기했다가 집안 풍파 일으킬까봐 두려워요. 이런 저의 고민을 남편한테 얘기했더니 여자들은 다 그러냐고 하대요.. 얘기가 잘 안통해요. 어떻게 사는 게 제가 현명하게 처신하고 잘 사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