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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믿음이 없어집니다.


BY 슬픈이 2002-01-22

안녕하세요?

항상 들어와서 보고갔지만 이렇게 글을 올려보긴 처음입니다. 제가 힘든일이 있을때마나 다른분들의 어려운일들을 보면서 다들 그렇게 사는구나 하며 스스로 위안을 삼으며 견뎠습니다.

근데 요즘은 너무 힘이 드네요.
저희는 결혼을 한지 만 4년째가 다되어가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신랑에 대한 믿음이 없어지네요.

이렇게 된 사건은 IMF가 터지면서 시작이 되었어요. 친정아버지가 하시는 사업이 점점 힘들어지면서 저희가 그 동안 모은 돈을 빌려드리게 되었어요. 물론 몇개월만 빌리는 조건으로요. 신랑과 의논을 해서 빌려드렸습니다. 그런데 그 시일이 다가오면서 점점 신랑은 저에게 언제쯤 갚아주냐고 묻는 횟수가 많아지더군요. 그런와중에 언니에게서 또 전화가 와서(언니가 아버지일을 돕고 있거든요) 급하게 쓸일이 있으니 조금만 더 빌려달라고 했어요. 저도 인간인데 고민고민하다 신랑한텐 비밀로하고 적금을 해약하고 돈을 빌려줬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아버지 사업은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질 않았고 결국 부도가 났어요. 저녁먹다가도 TV를 보다가 갑자기 울음을 터트린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어요. 그때마다 신랑은 아버님은 괜찮으실거라고 앞으로 다시 일어설거라며 절 위로해 주더군요.
그러다가 어느날 우연히 신랑이 그 일을 알아버렸습니다. 물론 난리가 났지요. 신랑은 제가 자기를 속인거에 대해서 용서란 단어를 떠올리수 없을만큼 엄청 화를 냈어요. ?기던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에게 덤빈다지요? 제가 그랬어요. 같이 돈벌어서 내돈 내가 드리는데 뭐가 그리 잘못되었냐며 덤볐죠.

그 즈음 시댁에선 제가 결혼초와는 많이 다르다고 느끼고 있었나봅니다. 신랑을 불러 혼을 냈다고 하더군요. 결혼후 한달정도까진 아침저녁 안부전화드리고 그 이후부턴 일주일에 3번이상 안부전화 드렸고 일주일에 1번은 시댁에서 잠을자고 출근을 해야했습니다. 그렇게 1년넘게 지냈어요. 저도 점점 피곤하고 지쳐가더군요. 일주일에 한번하던걸 한달에 2-3번 했구요. 안부전화도 일주일에 한번정도 드렸어요. 그래서 제가 달라졌다고 무척 화를 내셨답니다.

그렇게 일이 겹쳐지면서 제가 돈을 빌려준걸 신랑이 부모님께 말씀을 드려야된다고 해서 저는 손발이 닳도록 싹싹 빌었어요. 이게 알려지면 난 더이상 부모님 얼굴 볼수가 없다. 앞으로 부모님도 날 대하실때마다 이일을 떠올릴거고 그렇게 되면 서로 감정이 안좋아질거라고...
결국 다 말씀드렸고 저희는 시댁과 같은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 되었어요. 한번씩 찾아뵐때마다 신랑얼굴이 안좋아보인다며 그때마다 저에게 친정집에 또 신경쓸일이 있냐고 여자는 친정이 편안해야 된다며 꼭 그렇게 한소리씩 하더군요. 그런소릴 들으면서 자주 찾아뵙기가 싫어졌고 직장일로 항상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도 자주 안드리고 자주 찾아뵙지도 않았어요. 그러다 결국 지난 일요일 시부모님께서 저희를 부르시더군요. 아버님이 대뜸 신랑에게 그러시더군요. "너는 사돈어른에게 할도리를 다하냐"구요 신랑이 아니라고 했고 그 이유를 묻자 신랑은 몸과 마음이 게을러서 그랬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아버님이 다른 이유가 있을텐데... 하시더라구요. 아버님이 확실하다고 여기는 그 이유가 뭔지 아세요? 이전 그 돈문제때문에 제가 신랑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친정식구들에게 했을거고 그 분들이 신랑한테 살갑게 대했겠냐고. 그게 진짜 이유가 아니겠냐고요.
천만에요. 저희 부모님은 가끔씩 찾아갈때도 신랑 피곤할까 빨리 가서 쉬라고 하시고 항상 미안하단 말씀만 하십니다.
그까진 제가 참을수 있었어요. 아버님이 제게 불만이 있으면 말해보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결혼하고 주말에 같이 여행을 가본적도 없고 친정집에서 같이 온천가자고 할때 가기싫다며 회사로 출근을 한 그런 사소한 일들이 계속 쌓이면서 불만이 쌓였다고 했습니다. 그 순간 버럭 소리를 지르며 신랑이 제게 그러더군요. 나는 할말이 없는줄 아냐고.
그러면서 신랑친구 와이프들은 그렇게 늦게들어오고 주말에 쉬지도 못하지만 다들 이해하고 있더라. 그리고 너는 뭐든지 친정 시댁 똑같이 해야되지 않냐고. 나는 장남인데. 시댁에 명절때 20만원 드리면 똑같이 20만원 친정에 드려야하냐고. 하루를 시댁에서 자면 친정에도 하루를 똑같이 자야하냐고. 전날밤 TV에서 혼전동거에 대한 얘기가 나왔어요. 제가 그것도 좋은 방법이다. 결혼전 살아보고 그 사람에 대해 미리 알아보는것도 괜찮겠다고 햇습니다. 그랬더니 그말을 그 자리에서 하더군요.
정말 신랑이 저를 벼랑으로 몰아넣는 심정이었습니다.
아버님이 너는 신랑이랑 결혼한걸 후회하냐고 물으셨어요.
아니라고 했죠. 하지만 실은 너무너무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혼난 후에 집으로 와서 저는 신랑이 단 괜찮다고 앞으로 잘하면 된다고 그렇게 한마디 해주길 바랬어요. 하지만 더 화가난 얼굴로 앉아있더군요. 그날 전 엄청 울었어요. 평생 흘릴 눈물을 다 흘린것 같애요. 그런데 지금도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결혼전에 제가 그랬어요. 당신은 내가 사막에 버려지더라도 날 버릴사람은 아니라구요. 근데 점점 이사람은 날 지켜줄 사람이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제가 너무 내입장에서만 보는건가요?
그러고 나서 또 아무일 없었던 듯이 그렇게 전화하고 매일매일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뜩 문뜩 그때가 생각이 나면서 가슴이 저며옵니다.

왜 날 감싸줄순 없을까요? 제가 큰 잘못을 했나요?

너무너무 가슴이 아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