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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같은 바보 또 있으려나?


BY 바보 2002-01-23

결혼 7년만에 처음으로 제사 참석않했습니다.

고의로 말이지요.

몇달전 시댁은 저와 남편에게 소식도 없이 집을 처분하셨습니다.

작년 여름부터 전초전이 있었지요.

시댁은 의정부에 주공아파트에 사셨었어요.

저희들은 남편 직장따라 대전에 산지 4년되었지요.

어마어마하게 잘사는 큰시누와 고모부와 연천쪽으로 땅을 보러 다니신

다며 잔뜩 꿈에 부풀어 계신듯했습니다.

저희는 콧방귀도 안뀌었지요.

워낙에 욕심많고 구두쇠인 고모부가 부모님들께 땅이라니요...

바람이나 쐬러 다니시는 거려니 생각했습니다.

작년 여름 시할아버지 제사지내러 갔더니,

막내시누가 어떤 아주머니랑 견적같은 것을 뽑는듯 했습니다.

그분이 가시고 누구냐고 물었더니,

포장이사 견적이라며, 7월말에 이사를 간다는 거예요.

제사가 7월 21일인가 였는데 말한마디 없이 세상에

큰시누, 막내시누, 둘째사위 셋이서 경기도 연천에 500만원에

월 15만원짜리 집을 구했다는 것입니다.

너무 기가막혀 막내시누에게 따져물었더니, 왜 자기한테 따지냐며,

아버지가 연천쪽에 얻으라고 해서 얻었다는 겁니다.

그때 부모님들께선 안계시고 저녁에 들어오셨더군요.

애아빠가 물어보자 어머님은 옛날 고생스럽게 자식키우며, 내가 어떻

게 살았는지 아냐며, 눈물지으시는 거예요.

그러니 여러말하지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겁니다.

이사가신날 전화도 안드렸습니다.

아버님이 전화를 하셨더군요.

시누들이 교회다니니 토요일에 집들이를 한다며,

오라하시더군요.

남편직장은 토요일도 평일과 같이 일을 합니다.

대전에서 연천까지는 6시간이나 걸리구요.

말로만 알겠다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당연히 못 갔지요.

8월경에 남편 여름휴가에 맞추어 연천을 물어물어 찾아갔습니다.

꼴짜기로 밖에 표현을 못하겠더군요.

남편은 어머님께 연락을 했다고 했는데 부모님들이 안계시는 거예요.

저녁 9시가 다 되었는데...

슬그머니 남편은 남편대로 저는 저대로 화가 치밀더군요.

막내시누는 직장때문에 둘째 시누네서 출퇴근을 한데요.

첫째시누는 워낙 사는형편이 너무 차이가 나니, 그렇구요.

둘째시누는 시작은아버지의 딸인데, 3살때부터 시부모님들이 키우셨답

니다.

애기아빠가 막내시누한테 전화하데요.

부모님들 유배보낸거냐며, 막 소리를 쳐요.

막내시누는 알지도 못하면서 소리친다며, 대들더군요.

신랑은 큰아들로써 부모 형제에게 해준게 없다고 늘 자책하는

편입니다. 막내시누가 그렇게 말하자 그냥 전화를 끊더군요.

시누한테 다시전화가 와서 제가 받았습니다.

도대체 뭘모른다는거냐, 의논도안하고 언니들이랑 짝짜꿍이 돼서

일다 벌려놓고 내가 점쟁이냐 어떻게아냐, 몸도 성치않은 사람이랑

살면서, 부모형제한테 손안벌리고 애들키우면 고맙게 생각하지

뭘 바라느냐며, 소리소리를 질렀지요.너무너무 화가 치밀었어요.

평소엔 2살 어린 시누지만 반말

은 안섰거든요. 실은 남편은 소아마비로 왼쪽 다리가 불편한 장애를

갖고 있거든요. 친정 엄마에 피눈물나는반대를 무릎쓰고.... 결혼 했

어요. 비장애인과 달리 직장을 구한다는게그리 쉽지만은 않았습니

다. 7년동안 3년은 넘게 쉬다 시

피 했으니 사는게 참 힘들었어요. 그래도 제사며, 명절에는 3만원이

고 5만원이고 큰돈은 아니지만 집에 올 돈만 남겨두고 꼭 챙겨 드렸

어요. 지금은 좀 나아져 제사엔 5만원 명절에 10만원씩 챙겨드리지요

결혼생활한지 2년차일때 그땐 성남시에 2층에 천만원짜리 전세방에

살았어요.

그것 얻은것도 무지하게 부자인 큰시누랑 같이 얻은건데요.

저는 월세라도 좀 주고 애기도있으니 나은 곳에 살고 싶어 이집

저집 보는데 마침 천만원짜리 전세가 있다며, 복덕방 아저씨가

보여주는 거예요. 큰시누 보자마자 돈도 딱맞고 딱좋다는 거예요.

계약했지요. 지는 서처동 80평빌라에 살면서, 기가막혔지만,

내가 큰시누가 잘사는거랑 무슨 상관이냐 싶기도 하지만, 너무 서글프

더군요.

저는 오빠둘에 저 하나거든요.

이사하는날 엄마는 속상하셔서 안오시고 오빠들만 왔었거든요.

둘다 말한마디안하고 그냥 이사만 시켜주고 갔습니다.

오빠들이 속상해하는 모습보니 저도 말도못하게 속상했지요.

같이 방얻으러 다녔던 큰시누는 그 뒤로 콧빼기도 안비쳤어요.

그집은 여름엔 오전 잠깐빼고는 들어앉아 있을 수가 없이 푹푹 쪄댔구

요. 겨울엔 우리큰애가 돐쯤이였거든요. 내복하고 겉옷 합해서 위아

래 3겹씩 입혀서 재웠어요. 세탁기는 얼어서 쓰지도 못하고 엄마한테

는 말도 못하고 1년 살았는데 10년은 산것같았어요.

너무 추워서 시댁에 일주일을 가있었거든요.

오는날 시아버님이 너무 서운해 하시길래 몇일더 있다가 오는날

있는 돈 털어서 홍시 5알이랑 담배 한보루 사놓고 집에 왔지요.

다음날 아버님이 전화를 하셔서는 이구 이 바보야. 그러시며 말을

잊지 못하시더라구요. 저도 대답도 못하고 그냥 수화기만 들고 잇었

지요. 지금 또 눈물 날려구 하네요. 이런 지난날들을 써나가다 보니

화가 조금씩 풀리네요. 이래서 글들을 올리나 봅니다.

너무 길었지요.

혹시 또 갑자기 화가 치밀면, 연재해서 바보(2)로 글 올릴꺼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