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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BY 며느리 2002-01-30

결혼 8년 2개월...
맏며느리...
남편의 수입이 없어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계를 이끌어왔지만
시부모한테 칭찬 한 번 받은 적 없고
악담만 들어왔습니다.
지금도 생계를 꾸려가기위해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아직도 수입은 없고요...

얼마 전 시어머니...
부모자식 인연 끊고 살자고 하셨습니다.
가장노릇 제대로 못하는 아들 나한테 떠넘기고도
미안해하기는 커녕 악담만 하는 시어머니 정말 꿈에도 보기
싫었습니다.

인연끊고 살면 당장 아쉬운 사람은 당신인데도...
나는 마음은 불편해도 인연을 끊고 살면 신경안쓰니 좋을 것
같았습니다.
한동안 전 시댁과 접촉을 안했습니다.
정말 편하더군요..
다행히 그 동안 시댁에 행사가 없었습니다.

주부님들, 특히 맏며느리는 거의 대부분 다른 며느리들보다
더 힘든 이유가 시댁에서의 기대치가 높고 희생을 강요하기
때문이죠?
부담을 하면서도 당연시하고...

저도 남편이 돈을 못벌어도 맏며느리고 여유없는 시댁이었기에
자주 돈을 드렸답니다.
그러나 우리 애 옷 한 벌 제대로 못사주고 드린 돈이었지만
도움 받은 적 없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돈 드리는 일을 중단했습니다.
직장여성이 검소하게 살면서 드린 돈을 가볍게 여기는 분한테
더 이상 드리고싶지 않았습니다.

시어머니와의 냉전은 계속됐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아들이니 왕래를 하더군요
남편도 거리를 두고 행동하기를 바랬는데 아들은 그렇게 못하더군요
그 동안엔 행사가 없어서 문제가 안됐지만 이제 곧 명절이
다가오니 걱정이 됐습니다.

이 방에서 보니까 많은 며느리들이 시모와의 불화로 시댁에 발길을
끊고 살고 있더군요
저도 이번 명절에는 마음 독하게 먹고 명절에 가지않을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방향을 바꿨습니다.
제 마음이 편하지않으니...

어제 가족끼리 외식을 하는데 남편한테 시어머니를 모시고 나오라고 했습니다.
같이 식사를 할려고요..
퇴근 후 시어머니를 보자마자 시어머니의 팔을 잡았습니다.
시어머니와의 신체접촉은 결혼 후 처음입니다.
악마같이만 보였던 시어머니지만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모르겠습니다.
나중에는 시어머니가 제 손을 잡더군요..
힘없는 노인보다는 능력있는 젊은 사람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전 그 동안 시어머니한테 불만이 많았습니다.
제가 한만큼 저를 인정해주지않는 것 같아서 불만이었고
제게 너무 요구만 하셔서 불만이었습니다.
이제부터는 그런 기대를 안하기로 했습니다.
시댁식구한테 인정받아서 뭐합니까?
제 도리만 하고 어려우면 어렵다는 말도 하면서 편안하게 살렵니다.
기대를 버리니까 마음이 열리더군요..

명절이 있어서 미리 시도한 시어머니와의 만남이었지만 정말
너무 잘 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도 시어머니로부터 받은 상처가 다른 주부님들처럼 소설을
쓸만큼 되지만 시도를 해보니 가능했습니다.
아무 말을 안해도 팔 한 번 잡고 손 한 번 잡으니 냉전이
끝났습니다.
이제부터는 지나치게 잘 하려고 하지도않고 기본적인 도리를 하면서
지나친 요구를 하면 대화로 풀면서 그렇게 살아가렵니다.

앞으로 시댁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전처럼 속상해하면서
제 정력을 낭비하면서 살지는 않을려고 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