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보내고 나서 너무 우울하여 글 몇자 적네요.
내가 이상한지... 별 것도 아닌 일에... 판단이 서지 않아 다른 주부님들은 이럴 때 어떤 느낌인지 들어보고 싶어서요.
생각하면 아주 작은 일인데...작은 일이기 때문에 더 기분이 찝찝하고 우울해 지는 거 같아요.
괜히 나만 유치한 사람되어 버린 것 같은 찝찝함. 손님들 그리 보내 놓고 난 자책감.
저희는 3형제 중 맏이거든요?
물론 시집간 시누이들도 있지만 명절에 너무 멀어서 모이지는 못하구요.
그런데 작은집은 부부가 거의 별거수준이라서 2년 정도 전 부터는 명절에도 오지 않아요.
명절이라고 해봐야 시아버님이 막내라서 시어머님과 막내도련님만 오게 되죠. 도련님은 올해 36먹은 노총각이구요.
문제는 생각하면 별 게 아닐 수도 있는데...
우리 도련님이 설날 전날 도착했거든요?
그런데 오자마자 컴퓨터 바둑(취미가 바둑이예요.그리고 워낙 내성적이라서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구요)을 하는데 장난이 아닌 거예요.
온 날 오후 3시 정도 도착해서 밥먹고는 컴퓨터 바둑을 시작해서 정말 과장안하고 화장실가고 밥먹는 시간만 빼고 새벽 3시가 넘도록 계속 바둑을 두는 거예요.
처음에는 집에서는 컴퓨터도 없어 피씨방에 가야되고 취미도 바둑이니 그러려니 이해를 했죠.
그런데 설날인 어제 일어나서 차례지내고 밥먹고는 9시경 컴퓨터를 켜더니 정말 화장실 가고 중간에 세배하는데 잠깐, 그리고 밥 먹는 시간을 빼고 하루내내 붙어 있는 거예요.
새벽 3시까지.
(그것도 내가 참다 못해서 웃는 낯으로 도련님 새벽 3시인데 이제 그만 주무셔야죠? 도련님이 이러고 있으니 제가 잠이 안오네요. 눈도 빨개졌는데 이제 그만 주무세요.이렇게 말해서 할 수없이 더하고 싶은 것을 끈거같아요.)
나는 도련님이 이해가 가지 않더라구요.
세상에 설 쇠러 형집에 와서 하루에 15-18시간을 컴퓨터 바둑을 둔다는 거.
오죽했으면 이제 6학년 올라가는 저희 큰애가 엄마,,나 오늘 중대한것을 깨달았는데 내가 삼촌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거야...(저는 아들애들 컴퓨터 사용시간을 하루 2시간 초과안되게 조정하거든요?)그러는거예요. 그래서 아들아이들에게 주는 악영향도 짜증이 나고 나중에는 질리고 화도 나고 그냥 내버려 두는 남편하고 시어머님까지 화가 나구요.
(저희 시어머님은 아들 딸들을 상전 모시듯해서 잘못해도 바로 잡아 주지 않고 내버려 두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그 피해가 늘 맏며느리인 나에게로 돌아오구요.
참고로 전에 시아버님 제사때 제수음식이 점점 줄어든다고 저 없는데서 아랫동서에게 불평을 하셨대요. 그런데 장가간 둘째 아들하고 막내 아들하고는 아버님 제사라고 빈손으로 왔는대요.
나 없는데서 동서에게 그렇게 말한 것은 우리 부부(정확히 말하면 장보는 사람인 나)에 대한 흉인데 그걸 전해 듣고 저도 나름대로 마음 속으로 불평이 났었죠. 아버님 제사면 둘째, 셋째 아들은 어떻게 예의차리는지 보고 몰라서 못하면 가르쳐 주시지는 않고 애꿎게 혼자 돈들어 몸바쳐 제사상 차리는 맏이네인 저희에게 그런 불평을 하다니 화가 나더라구요.
어제의 문제는 나도 이해하자 하면서도 내 마음이 스스로 다스려 지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남편에게 제가 잔소리를 해서 남편이 기분이 상하게 되었죠.
여자들도 그렇지만 남자들은 자기 집안에 대한 듣기 싫은 소리를 하면 언짢아 한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 당시는 제 감정이 스스로 다스려지지가 않다보니 말이 나온거예요.
정말 시집와서 제일 힘든 것이 이런 가풍에 적응 하는 것이다.
도련님도 정말 10대도 아니고 낼 모레면 40되는 사람인데 저렇게 생각이 없어도 없을 수 있느냐?
어머니나 형인 당신도 마찬가지다. 모르면 가르치고 절제하게 해야지 그냥 내버려두는 것은 뭐냐?
어머니는 항상 아들 자식들 예의 모르면 어른이 가르쳐야는데 그냥 내버려 두어서 늘 맏며느리인 나만 힘들게 한다.
아마도 남편이 결정적으로 화가 난것은 내일(그러니까 오늘)올라가라는 내 말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우리는 주말부부라서 남편이 주중에는 남편이 시어머님과 도련님, 이렇게 셋이 지내죠. 주말에만 나와 아이들이 있는 이곳으로 오고.
그래서 명절이면 올때도 남편이 차에 태우고 시어머님이랑 모셔오고 갈 때도 명절 연휴 다 보내고 남편 회사 출근하는 날 새벽에 모셔 가구요.
그래서 명절에 저는 마지막날까지 어머니랑 계시니까 친정나들이 라던지(물론 친정이 멀기도 하지만요) 그런 것 없이 밥차려주고 하다가 연휴 마치면 다음 날 새벽 보내고 저도 출근하거든요?
그래서 실은 겸사 겸사 좋은 의미로 말한 거였는데 기분이 언짢아있는 와중에 말이 나온 거라서 제 말투가 퉁명스러웠죠.
그래서 남편은 내일 가라는 말이 마치 쫓아 내는 것 처럼 들렸을 거구요.
아이들 개학이 내일인데 머리도 깍이고 숙제도 정리하고 해서 보내야 하구요.(제가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 둘 데리고 있거든요?) 개학해도 아이들 2월 급식이 안되니 그것도 걱정이고 변경될 학원 시간들 맞추어 챙기는 것도 걸리고 또 요즘 한창 일 많은 제 직장에 가서 지지고 볶을 일 생각하니.....
사실 2월은 그래서 늘 우울해 져요. 게다가 설 2주후면 시아버님 제사인데 아들이 셋이라도 늘 혼자 감당해야하구...제 일은 특성상 2월에 제일 복잡심난하구...
그래서 명절 연후 마지막 날은 애들 개학 준비도 하고 나도 좀 쉬는 시간을 마련하고...남편도 먼저 올라가서 좀 쉬라는 의미로 하루 일찍 올라가라고 했는데..
그리고 사실 그제 어제 처럼 스트레스 받는 하루를 하루 더 지지고 볶을 거 생각하니 끔찍하더라구요.
그래서 나도 좀 편히 쉬어보자 하는 생각에.
저희 시어머님은 손하나 꼼짝 달짝 하지 않는 스탈이거든요? 아들집에 오면.
그래서 어젯밤에 좀 티격태격했는데 오늘 아침 일어나서는 9시 경에 간다고 가버린 거예요.
나도 사람마음이 모질지 못해서 밤 지나고 보니 내가 이해하자...싶었는데..
그렇게 가버리고 나니 너무 마음이 찝찝하고 심난한 거예요.
나 혼자 유치하고 치사한 사람된 것같구, 설에 온 손님들 그리 보내서 마음이 시원하지 않구...
남편은 시동생이 하루내내 15-18시간을 컴퓨터 바둑을 두는 것에 스트레스 받는다는 내가 이해가 안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남자, 여자 생리 구조의 차이냐 뭐냐?
아니면 다른 여자는 안그러는데 내가 이상한 여자인가???
오만가지 생각이...
다른 주부님들은 이 경우 어떨까요?
생각들 좀 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