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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시어미의 속상함은 어디다 하소연해야 합니까?


BY 시어미 2002-02-13

저도 아줌마 닷컴의 회원입니다.
늘 며느리들의 속상해 글을 읽고 저의 며느리에게는
그렇게 하지않을려고 참고를 많이 했습니다.
저 역시 속상한일 있어도 시어머니 입장의 글이라 차마
올리기가 용기가 안낫습니다만 오늘은 여러분들의
솔직한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저는 올해 60세입니다.
초등학교 교사로 있다가 남편의 교통사고로 인해
몇년전 사직을 했지요.
남매가 있고 참으로 화목한 가정이었지요
딸은 미술을 전공하고 프랑스 유학후 그곳에서 교포와
결혼했습니다.
아들은 대학 졸업후 대기업사원으로 취직하고 결혼하여
며느리는 역시 교사로 맞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공부시키며 최선을 다했고 여러분들이 지금
아들딸 사랑을 다하여 키우듯이 저도 온 정성을 다하여
키웠습니다.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우리 세대엔 애들 공부시키는걸
우선으로 했고 노후걱정은 차선였지요.
넉넉해서 공부도 시키고 노후대책도 세우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또한 저가 초동학교 교사고 남편이 공무원이라
애들 공부만 시켜놓으면 저희들의 퇴직금과 연금으로
노후는 보낼수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남편이 큰 교통사고를 냈고
직장은 자연 퇴직을 했으며 그 합의금으로 한참을
시달려야 했지요.
설상가상 백혈병이란 판단을 받고 오랜 투병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그와중에서 병원비때문에 어쩔수없이 저도 퇴직을 해야했고
결국 애쓴 보람도 없이 2년여 투병생활끝에 남편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불과 몇년사이에 아무것도 없는 빈 털털이가 되었고
아들은 자신의 힘으로 원하는 여자와 결혼을 했습니다.
신혼에 아들에게 폐끼치기 싫어서 딸이 보내준돈으로
따로 방 한칸을 얻어서 혼자 살며 돈을 벌어볼려고 최선을 다했으나
이미 나이가 60이 가까웠는데 뭘 하겠습니까.
안쓰는게 버는거다 생각하고 먹는거조차 아끼며 살았습니다.
간혹 아들이 와서 뒤바뀐 어미의 신세에 마음아파하며
얼마간의 돈을 주고 가곤 했고 딸은 해외에 있으니
마음만 아파했지요.
며느리가 아기를 낳자 저에게 살림을 합치자고 했습니다.
자신이 맞벌이를 할려면 제가 아기를 키워야한다는거였습니다.
여기서 거절을 한다면?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거절을 하면 집에 놀면서 손주도 안봐주는 천하의
몹쓸 시어미가 되겠지요.
결국 방을 정리하여 아들과 조금 넓은 집으로 합쳤습니다.
함께 살다보니 시어미는 시어미데로 참 속상하는게
많았습니다.

여러분들도 자식이 있지요?
그 자식이 밥 안먹으면 맛있는 반찬해서 어떻든 먹일려고 하고
그렇게 아들 딸을 키우지 않습니까?
그런데 며느리가 아들 밥을 안해주니 아침마다 굶고 가는겁니다.
참으로 속이 상하지만 암말 못했습니다.
저가 해주면 안되느냐고요?
손주가 13개월입니다.
저가 데리고 자라고 해서 밤새 우유주고 기저기 갈아주고하면
아침이면 파김치가 됩니다.
지들 출근하고나면 대충 치우고 세탁기에 빨래해놓고
애 키우느라 죽을지경입니다.
하루종일 며느리 퇴근시간만 기다리지요.
퇴근해오면 애를 맡기고 좀 쉴려고요.
그런데 퇴근해오면 뭐가 그리도 불만인지 말을 안합니다.

저는 며느리에게 50만원을 받습니다.
저가 달라고 한게 아니고 반찬사고 용돈 쓰라고 주는돈입니다.
여기서 반찬값으로 나가는돈이 반 정도입니다.
저가 아침. 점심을 먹어야 하니 계란이나 라면 하나라도
사야하고 저녁 반찬 대충 사놓는 돈입니다.
또 신문값 받으러 오면 줘야 하고 아이 야쿠르트값. 경조비.
소소하게 나가는게 많습니다.
50만원이 많은돈이 아니란거 아시는분은 아시겠지요?
근데 어느날 목욕 다녀오다가 아들과 며느리가
싸움 하는걸 들엇습니다.
'도데체 어머니는 돈을 50만원이나 드리는데 반찬도
안해놓고 저녁밥도 안해놓고 돈을 어디에
쓰는지 모르겠다고'
기가 차드군요.
저녁밥은 사실 저가 못합니다.
애 키우는거에 힘이 부닥겨서 며느리가오면 빨리
밥해주면 좋겠단 생각만하면서 기다립니다.
물론 며느리 입장에선 다르겠지요.
하루 종일 직장 다니다 집에 왔는데 시어미가
저녁이나 좀 해놓으면 좋을걸...이렇게요.
그런데 13개월 되는 애 보는거 아시지요?
만약 잘못해서 애한테 무슨 탈이나 나면 어쩔까
하루종일 뒤를 따라 다녀야 합니다.
사내녀석이라 너무 힘듭니다.
일요일이면 일요일이라고 사우나가고 볼일본다고
저는 쉬지도 못합니다.

어제 오후에 며느리랑 아들 친정에 가라고 보냈습니다.
혼자 있으니 왜 그리 슬프고 눈물이 나든지요
인생은 이런겁니까?
자식 기대지 않을려고 하지요.
내가 곱게 곱게 키운 자식에게 짐 안될려고 하지요
그런데 늙고 돈없으니 신세가 이렇게 처량하게 되는군요.
저는 며느리 힘들게 안할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왜냐면 그렇게 하는게 내 자식을 위한일이니까요.
그런데 왜 이렇게 부딪치는 일이 생기는지
여기서 따로 나가면 또 아들이 힘들겠지요?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조용히 며느리와 얘기를 한적 있습니다.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요.
며느리 말인즉 자신이 너무 힘드니 저가 저녁도
해놓고 자신이 집에오면 쉬게 해달라고 하는군요
어머니는 애보는거밖에 더 하냐고. 놀지 않느냐고.
딸이 올케를 서운해할까봐 말도 못하고
아들에게는 더더욱 말 못하고
이 시어미의 속상함은 어디다 하소연해야 합니까?
모처럼 혼자있는 한가한 시간이라 하소연 했습니다.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