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너무 마음이 아픈일이네요..
요즘 세상에 여자를 아직도 아들 낳는 씨받이로만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지..
저도 맏며늘이고 시어머님께 아들만 내리 셋이나 있으면서도
저만보면 "네는 꼭 아들을 낳아라~~~~ 다른 애들은 몰라도 네는 꼭 아들을 낳아야 한다~"라는 말을 들을때 마다 정말 받아버리고 싶어요..
혹시 그분이 여기와서 가끔 글남기시던 아컴회원은 아니시겠지요???
▼유서 전문▼
내가 처음 이 길에 들어섰을 때 처음부터 무언가 잘못된 것, 잘못되리라 생각도 했음즉 시작한 첫걸음이 예상대로였다.
아니야 이건 아니야 생각도 해봤는데 그래도 사람은 후회하면서 살더라도 해보고 죽자 결심한게 8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큰 아이딸 작은 아이딸 나에게 청천벽력같은 눈물의 딸만 운명의 신은 점지를 해놓고 그 후론 여러차례 아이를 가졌지만 몸만 축나고 결실은 얻지 못했다.
사랑이란 것, 사랑 모르고 단지 어느 한곳에서 벗어나고 싶어 찾던게 사랑. 이런 것도 모르고 그냥 내 앞에 그가 있길래 손을 내밀었는데 난 정말 너무 힘이 든다. 아니 힘들고 있다. 무게가 있다면 천근만근 땅으로 꺼질 것 같고 힘조차 없다.
이것이 이렇게 어려우니 죽는게 어쩜 더 낫지 않을까도 싶었던게 여러번. 눈앞에 두고 결정짓지 못하고 어린 딸자식 눈앞에서 울고 있는 모습에 뒤돌아서 본 적도 여러번.
사랑은 늘 내게 무거운 짐꾼(심부름)노릇만 요구하고 짐만 안겨줬다. 그 짐이란건 아무 주장도 소용없고 대꾸도 없고 반발심도 없는 그냥 묵묵히 잠자코 시키는대로만 따라하라는 것 밖에 없는 짐꾼일뿐이었다.
내곁에서 힘이 되어주고 지켜주기는 커녕 한짐 더 얹혀주곤 하고 날 힘들게 한다.
올 한해도 그 사람은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또 한짐 내게 짊어주며 혼자 걷게 내버려둔다. 겉으로는 내게 애쓰는 척 보이지만 그는 속으로 즐거워하고 힘을 내게 과시하고 있다.
애들아, 수민 수아야, 엄마(친정엄마) 죄송해요. 살면서 힘이 들어 이 길을 택했다면 세상사람 다 못살게 되겠지만 용서하세요. 수아 수민, 엄마 용서하지 말아라. 엄마는 힘이 없어 너희를 볼 수가 없다. 난 내 자신만 생각하고 나만 편하려고 이길을 택했다. 기쁨과 슬픔을 인생에서 나누면 엄마는 슬픔이 더 넘쳤다. 빨리 이길을 벗어나고 싶었고 빨리 해결해야만 했다. 길고 긴 세월 혼자 나혼자 그늘도 없이 지키고 서있기엔 힘이 없다.
이젠 자유를 찾고 싶다. 실망 실망 또 거듭나는 실망. 세상을 믿지 말아라. 세상을 다 가지거든 믿어라. 세상은 힘들다. 사람, 가장 믿었던 사람, 의지해야 할 사람, 실망 실망 실망 실망 실망. 좌절 기대도 없이 실망 실망.
나 죽거든 영산강 강물에 뼈가루 뿌려주어라. 시댁엔 묻히고 싶지 않다. 내고향 영산강 하류 흐르는 곳에 묻어두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