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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살면 원래 이렇게 힘든가여?


BY dlQmsdl0408 2002-03-04

전 이제 24살 된 애기 엄마랍니다..
여기에 몇번 글 남겨서 아는 분도 있겠지만, 전 지금 시댁에
살고 있어요.
근데 생각처럼 지내는게 수월하진 않네요..
전 그냥 한식구처럼 편하게 지내고 싶은데 식구들은 그게 잘
안되나봐요..
또 신랑은 자기를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니 너무너무 좋게만
생각하구요.. 사실 자기 자식한테 나쁘게 하는 부모가 세상 천지에
어디 있답니까?
너무 미주알 고주알 어머님이 참견하는게 싫고 답답하다고
했더니,신랑이 저녁에 식구들이 다 모이는 시간이 싫다고,
집에 있기가 싫다고 하대요.. 이 남자가 하는 말이 집에 있는게
싫고 내 눈치가 보인다는 거에요..
너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대요..
여자의 삶이란 이런건가.. 뼈가 빠지게 고생하고도 생색 한번 못내고
신랑이랑 있을 땐 신랑 짜증 받아내, 신랑이 없을 땐 또 시댁식구
들이 나한테 막대하고... 신랑한테 말해봤자 나만 나쁜년되니..
어쩌면 좋을지 답답하고 막막해서 그저 눈물만 나네요..
당신 못지않게 나도 우리집에서 귀한딸로 사랑받으며 자랐는데,
지금의 난 너무 초라해서 서럽기까지 하네요...
며칠전 할머니 상으로 식구들이 모인자리에 고모들도 왔었어요.
난 우리집 살림이 너무 어려워서 녹즙 배달을 몇달정도 했었어요.
그래서 손이 볼품없이 미워졌답니다.
다른 고모들은 다 좋은 집에서 부족한것 없이 살아서인지 손도 곱고
좋아보이더이다.. 내 손이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자꾸만
손을 감추게 됐지요..
그래도 친척들은 고모들만 불쌍하다고, 계속 신경써주구, 애기 보느라
힘들다고 돌아가면서 업어주고 그러대요..
난 애기 업고 설겆이 하고 청소하고 그랬는데 말이에요..
그러더니 저한테 그러대요..
왠만하면 집에서 집안일좀 돕고 그러지 얼마나 번다고 일다니냐구요..
너무 그러지 말라구.. 집에서 어머님 좀 도와주고 그러라고..
마침 애기가 아파서 감기에 걸렸던지라 많이 보챘지요..
그랬더니 얼마나 번다고 괜히 일은 다녀서 애 승질만 다버려놨다고
나한테 그러대요.
너무 기가 막히대요.. 나 집안일에 치여서 하루도 맘편히 못있어
봤습니다. 틈틈히 어른들 부침개 좋아하시니 떨어지지 않게 해드리고
멀쩡한 밥 놔두고 떡 쪄달라면 쪄드리고, 시도 때도 없이 들어와
밥 달라면 밥 드리고, 식구들 빨래에, 청소에 맘 편하게 앉아
텔레비젼 한번 제대로 본적이 없으니까요..
한번은 제가 늦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부엌이 엉망이대요..
그래서 아버님한테 식사하셨냐고 물어봤죠.
아버님 왈 그럼 먹지 이시간까지 안먹고 있냐? 하시대요..
정말 너무 화가나... 글구 시엄닌 또 그러대요..
텔레비젼에서 며느리 욕하니까 그래 맞다. 맞다 그러시대요..
그것도 꼭 신랑이 없을 때만 그런다니까요..
너무 답답하네요. 나도 분명 이집의 한 일원으로서 들어온건데,
왜 난 점점 내 자리를 잃은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네요..
정말 내 자리는 없는걸까요?정말 막막합니다.
글구 이렇게 길고 지루한 얘기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