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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엄마가 된다는 것은........


BY 나무 2002-03-04

애 엄마가 된다는 것은
인생의 커다란 강을 건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는 뒤로 돌아갈 수 없는 강 말입니다.

결혼을 해서 단순히 유부녀가 된다는 것도
첨엔 적응하기 무척 힘들더군요.
난 신랑이랑 같이 살려고 결혼했을 뿐인데,
신랑은 혼자가 아니었어요.
신랑은 나 말고도 가족이라는 끊을 수 없는 끈을
여러 가닥 달고 왔더군요.
그 가족들은 시집 식구라는 이름으로
내게 함부로 말하고 함부로 행동하면서
저에게 결혼이란게 뭔지 알게 해줬어요.

가끔 처녀적이 그리워지더군요.
주말이 온전히 내것이고
명절이면 그저 쉬고 놀러 다닐 수 있다는 생각에
소풍가는 아이 마냥 즐거워하며 기다리던
혼자이던 시절말이예요.

그러다 아이를 낳았어요.
그런데
전 아이가 그저 갖고 싶을 뿐이었지,
아이를 기른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하는 것인지는
미쳐 생각지 못했었나봐요.

아이를 낳고,
나는 나를 잃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이와 시름하며 보내다 보면
어떤때는 저녁식사가 하루 첫 식사가 되었어요.

저도 한때,
처녀적에 말입니다.
잘 나가던 때가 있었어요.
직장도 좋고, 예쁘고 늘씬하단 소리 들어가면서
부러운 시선들을 받으며 산 적이 있었지요.

퇴근길 동네 아줌마들 푸석푸석한 모습으로
삼삼오오 모여 앉아 수다떠는 것보면서
나는 저렇게 안살거야 했습니다.

근데 이제 알았어요.
그때 그 아줌마들도 처녀적엔
다들 잘나간 사람들이었을 것란 것을..........

그리고 이젠 내가 그 아줌마들처럼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아인
내게서
직장도 꿈도 내 시간도
송두리째 다 뺏어가버렸네요.

생각해봅니다.
초라한 더블보다 화려한 싱글이 좋다고.........
제 모습은 지금 아주 초라합니다.
싱글인 친구를 만나면
저보다 서너살은 어려보이데요.
생기도 넘치고....
전 그런 자리에서 항상 차값은 제가 계산하지요.
그래야지 다음코스인 술값이나 식사값을 안 낼 수 있으니까요.

차라리 싱글이었다면
이렇게 초라하진 않을텐데.........

그래도
다시 생각해보면
초라한 더블을 하느니
화려한 싱글이 낫겠지만
화려한 싱글을 하느니
초라한 애 엄마로서 더블이 나을 것같아요.

애는 그렇게 내게 논리적으로는 설명못할 존재로
내 옆에 자신만만하게 엄마 엄마 외쳐대며 서 있네요.
내 꿈이며 시간을 다 뺏아가 놓고
날 이렇게 초라하게 만들어 놓고
그래서 싫어야 하는데
도저히
감히 싫다고 할 수조차 없는
그런 소중한 존재로 남아있네요.

아이는 참 어렵습니다.

어쨌거나
지금 심정으로는
잠시 아이도 잊고서
울울창창한 숲 어느 벤치에 앉아서 한가하게 차 한잔 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