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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그만둔후...너무 우울해요.


BY 지니 2002-03-08

결혼 3년차의 27살. 아직은 아기가 없는 주부예요.
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다 일을 접고 전업주부로 지낸지 이제 2개월째예요. 나름대로 임용고시 준비할 계획을 갖고 있고, 5월쯤 아기를 가질 계획도 있어요.
문제는....도무지 생활에 의욕이 없어요.
병원을 그만둔후 1개월간은 신랑이(29살-교사) 봄방학이라 집에 함께있으니 그럭저럭 무료함 없이 지냈거든요.
하지만 3월부터 개학하고 고3담임이라 아침 7시에 나가 밤 12시에 들어오니 혼자서 멍하니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답니다.
일주일동안 오전내내 잠만자고 오후에는 티비를 틀어놓고 시선도 멍한채...저녁까지 쇼파에 가만히 있고, 그러다 저녁때 되면 대충 끼니때우고 또 멍하니 있고...
결혼전에도 잠시 일을 쉬었었기에 혼자지내는 시간들에 대해 그리 걱정하지 않았고 나름대로 살림사는것에 재미도 있었고, 알뜰하게 잘 지냈었는데...
막상 일을 그만두고 혼자 있으니 미칠것만 같아요.
솔직히 집에 있으니 바보가 되는것 같아서요.
4년간 공부했던건...아무 쓸모도 없나 싶고, 나름대로 똑똑했던 딸인데, 결혼하고 나니 지방에 계신 부모님 뵙기도 어렵고, 경제활동을 안하게 되니까 이제 뭘 하기도 두렵고....
낯선곳에 신랑따라 신혼생활하면서 그래도 최선을 다했는데...
병원 근무하는동안 제가 3교대 하니까 신랑이 혼자 집에 있는시간이 많았거든요. 술,담배같은걸 안하니까 밖에서 노는일도 없었고...
그때 신랑도 무료하고 따분하고...결혼했는데 뭔가...싶었겠죠.
지금은 내가 벌을 받나보다...싶을정도예요.
그렇다고 다시 병원에 근무하고 싶지는 않아요.
3교대로 몸도 마음도 지치고, 가정도 엉망이 되는것 같고, 무엇보다 3년간 피임하면서 아기를 일부러 안가졌거든요. 근무하는 곳이 중환자실이다 보니...아기에게 미안해서요.
이제 아기도 가져야 하고, 임용고시 준비도 해야 하는데...
왜이리 삶에 의욕이 없을까요.
이전에는 그림도 그리고 공부도 하고 이것도 하고싶고, 저것도 하고싶고..그랬는데...지금은 내가 하고싶은게 뭔지...알 수가 없어요.
흥미도 없구요.
어제는...12시가 넘은 시간에 들어와 지친 몸으로 잠도 못자고 신랑이 걱정하며 말하더라구요.
제가 너무 힘이 없어 보여서 걱정이 된다구요.
일하는 제가 너무 안되어보여서 쉬면서 하고싶은 공부하고 그러라고 병원 그만두라고 했는데...그게 너에게 도움이 못되고 행복하게 해주지 못하는것 같은데...그런 모습보면서 자기자신이 너무 싫대요.
사랑하는아내 조차 행복하게 인생을 끌어주지 못하는데 자기에게 맡겨진 아이들을 어떻게 잘 이끌까....겁나고 두렵다고...
잘 웃고 잘 지내는 모습 보여주고 싶은데...어떻게 하죠?
아기를 좀 일찍 가질까....? 라고 묻더라구요.
지금심정 같아서는 아기가지는 것조차 겁나요.
지금 생활이 하나도 안 즐거운데..아기를 가진다고 우울한 기분이 행복해질것도 아니고 시험준비하면서 마음에 부담도 큰데 아기에게 신경쓰면서 나아질것도 아니구요...솔직히 전 몇년더 있다가 가졌으면 하는 바램도 있거든요. 둘다 젊으니까....
후......바보같애요 정말.
매일 울면서 하루 보내는것도 싫고, 밤에 잠이 안와 이러저리 뒤척이는것도 싫고,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서...
이러다 우울증걸리게 될것 같아요. 지금도 조금 그런것 같지만...
혹시..저처럼 이 시기를 보내신분...없으세요?
현명한 조언...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