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은 올해 아홉살이다.
야단을 쳐도, 매를 맞아도, 위협을 해도, 다정하게 타일러도, 낭비하면 안된다는 걸 잘 설명해줘도..... 아무 소용이 없다. 하루나 갈까?
크리넥스 티슈도 이틀이면 코푸는 시늉으로 한 통 다 없앤다. 부엌 서랍의 일회용 봉지도... 어디 갖다가 쓰는 지 다 동을 낸다. 화장실 휴지 당근 길게 길게 찢어서 다 버린다. 새 비누 꺼내 놓으면 삼일을 못간다. 물을 부어서 다 퉁퉁 불려서 쓰고 또 쓰고.... 당연히 물 엄청 쓴다. 치약도 쓸 것만 짜서 쓰는 게 아니다. 많이 짜서 세면대에 온통 다 묻혀 놓고, 치약튜브에 물을 넣어서... 남은 치약도 쓰지를 못하게 해 놓는다. 목욕용 물비누... 쓰고 있는 건 물론이고.. 예비로 사다 놓은 것까지 뜯어다가 욕조에다 거의 부어버린다. 샤워시간? 끝이 없다. 물 펑펑 물비누 몇 번이고 또 붓고 또 부어서 펑펑.. 나 선물받은 화장비누, 향수물비누.... 펑펑 버린다.
미치겠다.... 애가 왜 이럴까....
밑에 아이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 왜 큰 애만 그럴까....
사랑을 덜 줘서 그런가 싶기도 해서 살펴보면 그게 아니다.
그냥 그렇게 ... 암 생각없이 그냥 그러는 거다.
쥬스를 따라도 우유를 따라도 요쿠르트를 따도... 자기가 먹을 만큼보다 훨씬 많이해서 반 이상 다 버린다. 우유도 뭐도 개봉해 놓은 거는 안 건드리고 꼭 새 것만 건드리고.... 자기는 입대고 먹고, 남 입댄 건 건드리려고도 안하고.... 무슨 또 사고 싶은 건 그렇게 많은지.. 사서는 제대로 쓰는 것도 아니면서....
도대체 아무리 말을 해도 소용이 없으니...
온 집의 물품은 다 뒤지고..... 다 써보고...... 미치겠다.
어떡하면 고칠 수가 있을까... 이젠 얘기를 내가 꺼내면 내가 열을 받을 거 같애서, 그냥 두고만 보는 상태까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