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178

그녀의 이중성


BY 뒷통수 2002-03-15

애 둘 있는 엄마랍니다.
충청도 시골에 살다 서울로 이사와서 친하게 지내는 여자가 있어요.
아는 사람도 없고 외롭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 여자는 항상 웃는 얼굴에 남의 말을 잘들어주고
샹냥한 사람이지요.
그녀의 부모님과 제 친정 부모님은 천지차이랍니다.
그녀는 지금도 친정에 가면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않을 정도로
부모님이 애지중지하시고 각종 밑반찬을 해서
나이가 40이 다 된 그녀를 줘요.
반면 제 부모님들은 많이 아프셔서 제가 친정에 가면
전 농사에 집안일에 쉴사이 없이 일을 하다 온답니다.
제가 애 낳고 디스크 수술을 하게 됐는데 몸조리할 곳이 없어서
남편이 밥만 겨우 끓여줘서 애들과 돼지 우리같은 집에서
겨우 지냈어요.
그때 참 제 신세가 슬프고 처량했죠.
하지만 아프신 부모님들이라도 살아 계신것만으로
행복이다라고 마음을 굳게 가졌어요.
자주 놀러오는 그녀가 저를 걱정해줬어요.
친정에 가서 몸조리하지 이게 뭔 짓이냐고..
전 친정에 가면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병이 도질 것 같다고
친정 가기 싫다고 솔직하게 얘기를 했어요.
그때는 공감해주던 고마운 그녀였죠..
하지만 얼마전 동네 아줌마들에게 그녀는 이런 말을 하더군요..
누구 엄마는 불효녀다.어떻게 친정에 가는 게 싫어서 안가냐.
우리 남편은 나보고 효녀라고 한다.
친정에 자주 가니까.
내 앞에서는 정말 다 이해하는 듯 웃으면서
내 얘기에 공감해주던 그녀였는데..
속마음은 그거였던가요.
돈 있고 잘해주는 친정에 자주 가서 돈 얻어오고
누워서 얻어먹고만 오는 그런 자신은 효녀이고
아픈 몸으로 일하는 게 무서워서..
몇십만원이 깨지는 돈이 무서워서 친정에 가길 꺼리는
절 불효녀라고 생각하면서 저한테 위로를 했던가요..
그런 그녀의 이중성이 너무 이해가 안가 혼란스럽고
그런 그녀의 친정이 부러워서 마음이 아픕니다..
친정 부모님 건강 좋으시고 별 걱정 없으신 분들이 참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