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따라 기운도 없고 그렇게 좋아하던 밥도 먹기 싫고
가슴은 답답하고, 인생이 웬지 덧없고 사는게 뭔가 싶고
남편이 꼴보기 싫고, 시댁생각만 하면 명치끝이 아프다.
그렇게 생기발랄하던 나의 모습은 어디가고 거울을 보니
동태같은 눈에 부시시한 머리 그리고 탄력을 잃은 피부를
지닌 웬 낯선여자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
5년동안 쉼없이 달려왔다. 연년생으로 애 둘 낳고 똥기저귀
갈며 밤에 잠트집하는 애랑 수시로 아파서 병원 들락거려야
하는 둘째랑 씨름하며 전력투구 했는데....
오늘따라 '존재의 이유' 라는 단어가 뼛속까지 파고들고
여자란 존재는 참으로 나약하고 보잘것없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래서 모두들 아들아들 하나보다.
언젠가는 모셔야 할 별난 시부모 생각하면 밤에 잠도 안올
지경이다. 남들은 웬 걱정을 미리 사서 하냐면서 나를
욕하는 이도 있겠지만 벌써 정이 떨어진 상태라서 걱정인
게다.
암튼 봄이 왜 일케 추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