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무척 자상한 사람입니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엔 그렇습니다.
나도 내 남편이 자상하고 나에 대해서 배려가 깊다고 여겼으니까요.
그러나 뭔가 알 수 없는 불만이 뱃속 가득히 차 올라오는걸 느낍니다.
내가 뭘 한다고 하면 말리는 법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저 다 하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절 굉장히 위하는거 같이 보였죠. 그리고 주변에서도 그렇게 보고 있어요. 친정에서는 우리가 싸우면 무조건 남편의 편을 들 정도니까요.
그렇지만, 이 사람은 내가 할 수 없다는걸 알기 때문에 하라고 하는 겁니다.
자기를 위해서 날 자기 옆에 꽁꽁 묶어두려고 합니다.
답답하고 숨이 막혀요.
너무 답답해서 일을 하겠다고 하면 못하게 합니다.
집에서 살림이나 잘 하라고 합니다.
네... 저도 첨엔 좋게 받아들였습니다.
돈벌라고 안하고 돈은 자기가 벌테니 살림이나 잘 하라고 하니... 저도 첨에는 흡족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람은 그게 아닙니다.
내가 돈도 벌고 살림도 잘해낸다면 일하고 돈버는거 좋다는 겁니다.
그러나 내가 일을 하면 살림은 뒷전일테니까 둘다 잘 하지 못할 테니까 하지 말라는 겁니다.
내가 발전하고 내가 크는걸 의식적으로 싫어합니다.
같이 외화를 보다가 자기가 못알아 듣는 말을 내가 알아들으면 몹시 불쾌해 합니다.
내가 미래를 위해서 공부를 하거나 뭔가 하는걸 두려워 합니다.
그저 애나 잘키우고 살림이나 잘 하라고 합니다.
딴 생각은 하지 말라고 합니다.
남편말 잘 듣고 남편이 날 사랑하니까...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이젠 남편말 듣는게 짜증나고 내가 왜 이렇게 매여서 살고 있는지 답답하고 울화가 치밉니다.
나는 집에서 끊임없이 내가 쓸모없는 인간이 되어간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자기는 직장에 나가서 스트레스도 받겠지만, 나름대로 만족도 하는거 같습니다.
나는 하루종일 집에 갇혀서 아기하고 씨름해야 합니다.
아기가 어디만 나가면 울고불고 난리를 쳐서 어디 데리고 다닐 수도 없습니다.
파트타임이라도 아기를 맡겨놓고, 하다만 공부를 마저 하고 싶다고 말하면 하라고... 하는데 건성입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이야기가 들어가면 본심이 드러납니다.
하지 말라는 겁니다.
일주일 세번만 오전만 아기 맡기고 아기 낳느라고 잠시 쉬고 있는 공부 계속 하겠다는데 ... 그걸 못하게 합니다.
돈때문이냐고 그래도 아니랍니다.
네.. 돈때문이라면 내가 가지고 온돈으로 할 생각입니다.
내가 크는게 싫은겁니다.
내가 크면 자기를 완전히 믿고 살지 않아도 되니까.. 그게 두려운거 같습니다.
그래서 나를 자꾸 집에 가둬두려고 하는거 같습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못하게 ... 그래서 자기만 바라보게... 그렇게 만들려고.
어제 오늘 숨통이 막혀서 숨도 못쉬겠습니다.
잠도 안오고 분통이 터지고 속이 터져서 이혼이라도 하고 싶습니다.
이혼.. 그것도 안해줍니다.
나를 옆에 가두고 붙들고 있으려고만 합니다.
자기가 이렇게 하라면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라면 저렇게 하고... 그렇게 자기만 바라보고 힘없이 살라고...
집에서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하랍니다.
뜻만 있으면 어디가지 않고도 다 집에서 한다나요.
애 키우면서 집에서요??
웃음이 나오는데 눈에선 눈물이 나더군요.
집에서 할 수 있는 것만 사다줍니다.
컴퓨터도 새걸로 바꿔줬습니다.
키보드도 사줍답니다. 집에서 혼자 치면서 놀랍니다.
비디오도 잘 사다줍니다. 집에서 보고 있으랍니다.
왜 나를 가두는걸까..
왜 내 성장을 두려워하고 막는걸까...
왜 나를 크지 못하도록 자기의 올가미속에 가두고 옴짝달싹을 못하게 하는걸까..
남편이란 사람이 너무나 밉습니다.
이젠 정도 없습니다.
내가 아기 때문에 힘들다고.. 하면 공부 다시 시작하겠다는 말 나올까봐 아기 봐줍니다.
남들이 보면 얼마나 자상한 남편입니까.
저도 착각했었습니다.
이런 이야기 친정에 하면 그만한 사람 없다..고.. 남편말대로 아기나 잘 키우고 살림이나 잘 하랍니다.
왜 내가 제일 하고 싶어하는걸 못하게 합니까.
그게 사랑인가요?
내가 아기 내팽개치고 공부한다고 했나요?
나도 내새끼 사랑하고 누구보다도 아끼는데...
아무것도 못하게 하고.. 내가 하고 싶어하는건 못하게 하면서 자기가 하기 원하는것만 강요하면서...
그렇다고 돈 펑펑 쓰면서 살게 부자도 아니면서...
가슴이 터져버릴거 같습니다.
미쳐버릴 거 같습니다.
이젠 몸도 많이 쇠약해졌습니다.
내 불만이 소리없이 점점 커져서 이젠 나도 나를 제어하지 못하겠습니다. 숨막히고... 자주자주 저 사람과 떨어져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얼굴 .... 한달만 연속으로 보면 가슴이 갑갑합니다.
출장이라도 가서 안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내가 숨이라도 쉴 거 같아요.
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