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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안 니쁜 그사람과 13년 됐어요


BY 췠- -; 맘에 안 2002-03-23

결혼한지 13년을 맞는다.
워낙 엉뚱한 별에서 왔는지라
터치않고 살아온 그간의 세월들..
남자는 몇년을 두고 사귀고 결혼하라
했건만 뭐가 급한지 번개불에 콩굽듯
해치워버린 결혼식과 뒤이은 임신과
육아의 나날들에서 이제야 내자신을 돌아볼
여유를 갖는다.

내가 끌린건 그의 거칠것없는 성격이었는데
나이를 먹어가는 탓인지 이젠 그런 매력도 줄고
남은건 '무지'함만이 부각된다.
공고에서 공대를 나온사람..
손끝만 여물지 감정은 무디기만하고
세월이 갈수록 애기가 되어간다.

까다롭고 험한일은 몽땅 내게 맡기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그사람..
집에만 오면 텔레비에 정신이 팔리면서도
애들에겐 무척이나 엄하다.
사랑도 제대로 안주면서..
(투정이됐네???)

미워할수도 밀어낼수도 없다.
사회적응력을 상실한것 같아서
마음 안 하게 조금씩 가르쳐주면서 산다.
참고로 난 지식에 대한 욕구가 있어서
그이보단 몇배나 노력하는 아줌마다.
사실은 속물이다
승진하는 친구 남편들보면 어쩔수없이 화난다.
그이는 편하고 돈 많이 벌고(?) 내 보직이 최고라고 말한다.
회사 다닌는 남편들 승진 지켜보는게 아내들의 꿈인데
그런 기회조차 일찌감치 접어버린 그사람 ..미워
하나도 마음에 드는게 없는데
이런 내마음도 모른다.


그래도 그는 나의 유일한 남자다.
그와 함께한 오랜 시간을 시샘하듯(?) 비웃듯(?)
봄바람이 요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