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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른자매를 쓴 사람입니다.


BY 눈물... 2002-03-23

배다른 자식이 하는 일은 모두 밉게만 보는 어느 형수님의 글때문에..
오늘 하루종일 울었습니다.
그 글과는 다른 얘기지만......저희 어머니 생각이 나서였어요.
생각해보면 배다른 자식 이쁘기란 힘든 일이겠지요.
남편의 배신에, 아이까지 낳고 살림하는 걸 알았을 때,
여자라면 죽음까지도 생각했겠죠.
그러기엔 저희 어머니는 아버지를 너무나 사랑하셨던 겁니다.
모든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매일 밤 가슴이 패이는 고통을 삼키며
오랜 세월을 그렇게 살아오셨던 겁니다.
남들은 저희 친엄마가 벌을 받아 사고로 돌아가셨다고 수근댔지만
저희 친엄마 역시 첫사랑이며 첫남자였던 아버지를 떠날수 있는 용기는 없었을겁니다.
어머니는 또 친엄마가 얼마나 미웠겠습니까...하루아침에 성실한 남편을 앗아간 여자였을텐데.
그렇게 고통스럽게 결혼생활을 해오시다가 친엄마가 돌아가셨을때,
우리를 거두어주신 어머니께서 얼마나 굳은 마음을 먹고 몇번이고 다시 생각하다가
우리에게 손을 내밀수 있었을지는 말 안해도 알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가 너무 불쌍하더랍니다.
남자애들도 아니고 어머니 아래 곱게 자라야할 딸들인데..
아무 죄없이 태어난 우리는 밉지가 않고 불쌍하기만 해서
다른데가서 구박 받고 살면 불쌍해서 어쩌나 싶어 거두어 주셨더랍니다.
아버지를 그만큼 깊이 사랑하셨기에 가능한 일이었겠지요.
8년전 제가 결혼하기 위해 신랑에게 그 사실을 털어 놓는 과정에서
많이 힘들어하는 저에게 조언을 해주시다가,처음으로 저희 친엄마에 대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희 엄마도 어린 나이에 아버지 만나 얼마나 마음 고생이 많았겠냐.
죄인처럼 살다 그리 일찍 간게 불쌍해 죽겠다." 하시는 겁니다.
마치 당신이 먼저 떠나고 자리를 내어주었어야 옳았다는 듯이....
그리고 저 중학교 다니던 어느날, 가사시간에 완성해 온 과제물을 내야했는데
새벽 늦도록 완성한 뜨게질 작품을 그만 집에 두고 왔는데
가사시간 시작전 화장실을 가려는데 눈이 동그래진 어머니가
계단을 헐레벌떡 뛰어 올라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제 방을 치우려고 보니 늦게까지 만든것이 책상위에 있더라며...
숨이 차서 헉헉이며 과제물을 건네주고는
"얼른 가지고 들어가, 엄마 집에 갈께." 하고는 가셨지요....
그 생각이 지금도 나서....얼마나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어요.
어릴때도 항상 어머니 마음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더 말도 잘듣고 했지만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고 남편이 있는 지금에서야
더욱 어머니의 마음을 알수있게 되었고
얼마나 큰 사랑을 저희 자매에게 베풀어주셨는지 알것 같아요..
더 잘해드리려고 노력은 하지요....눈물이 흘러서....더 못쓰겠어요...
같은 여자로서 돌아가신 엄마도 불쌍하고 어머니도 불쌍하고....
하지만 다행이예요....
어머니께 효도할수 있는 시간이 제게는 아직 남아있으니까요.

그냥.....그냥.....
배다른 자식이라고 무시받고 설움받는 글을 읽으니
마음이 너무 아파서요.
배다른 자식인데도 저희 자매 잘 키워주신 어머니가 너무 고마워서요.
지금 제주도 이모님댁에 다니러 가셨는데.....
빨리 오셨으면 좋겠네요....어머니가 보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