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친정가족은 부모님, 그리고 5남매랍니다.
그중 나는 둘째구요, 위로은 언니가 하나 있지요.
우리집의 맏딸.
그러나 언니는 태어날때부터 심약하고 몸도 약하고, 정신또한 흐릿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집과 가까운 초등학교도 겨우 다녔구요, 중학교는 좀 멀리 배정을 받자 집을 못찾아올까봐 아예 보내지를 않았다고 합니다.
거기다 우리 부모님, 특히 아버지는 남보다 모잘라서 항상 놀림받고 울고나 다니는 당신의 맏딸에 대해 창피해 하고 그 밑에 저를 몹시나 편애 하셨지요.
어렸을때는 내가 잘나서 그런줄로만 생각했지만, 철들고 나서부터는 아버지가 무척이나 이기적인 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이런 상황인지라 언니는 정신적으로 모자라는 부분을 부모의 관심과 사랑으로 극복하는 기회를 아예 갖지도 못한채 그렇게 성장했습니다.
인지능력도 떨어져서 달려오는 차를 보면서도 길을 건너다가 교통사고를 크게 당해 병원신세 진것만 두번. 그러고도 사고당시에는 괜찮다며 운전자를 두번다 그냥 보냈죠.
운전자들도 당황했었겠지만, 언니의 정신수준이 어떤지 대충 눈치채고는 도망들 가버린 거겟죠.
하여튼 그랬던 언니가 며칠전 또 자기 집앞에서 길을 건너다가
어떤 여성운전자의 차에 부딪혀 앞으로 넘어졌다며 저보고 파스를 발라달라고 하는데...어찌나 속이 뒤집히는지 공연히 못할말을 하고 말았네요.
'다음에도 이렇게 차에 치일거면 차라리 죽어버려........'
지금 언니 나이는 서른 여섯.
언니는 스물둘에 결혼하여 현재 큰애가 초등5학년이에요.
엄마는 언니가 그런상태라 결혼도 못해보고 죽을까봐 조바심을 내다가 아는분의 소개로 선을 보게 되었지요.
당시 형부는 언니의 그런걸 알았지만 자기가 데리고 살면서 고쳐보리라- 고쳐서 살수있다- 생각했었고 결혼하기로 맘먹었다고 해요.
언니가 피부도 뽀얗고 이쁜얼굴이긴 하거든요.
반면 형부는 키도 작고 당시엔 미혼인 동생들까지 줄줄이....
하지만 형부는 성실하고 좋은 사람이었어요.
언니는 자신의 처지에 비하면 좋은 남자만나 결혼한 셈이었던지라
우리가족 모두 다행이다 싶었었구 형부도 엄마정을 모르던 사람이라
우리엄마를 친엄마처럼 생각하며 잘했구요.
근데 문제는 시간이 가고, 아이가 태어나도 언니의 정신수준이 딱 여섯살 아이와 같았다는 거죠.
아이들을 제대로 돌볼줄을 몰라 아이네명의 이가 모두썩었고
목욕도 시키지 않고, 손톱발톱은 알아서 부러질정도로 방치하죠.
자신의 몸도 마찬가지고요.
아이도 많이도 낳았지요. 네명이나.
키울능력이 안되니 문제겠지요.....
그러니 형부가 이젠 질릴때도 되었겠죠....
나도 질리는데요....언니한테.....
정말....어떻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무리 가르치고....것두 어떤때는 좋게좋게...어떤때는 화도 내가며...그래봐야 도루묵.......
이성적으로야 모자란 언니니 내가 챙겨야지 누가 챙기랴.....
하지만, 감정적으로는 그게 잘 안됩니다.
일단은 너무나 답답하고 언니네 집에 가서 하고사는꼴 보면
정말 미치고 환장한다니까요.
아이들은 놀다 지치면 거실이고 어디고 아무데나 쓰러져 그냥 잡니다.
옷을 더럽고, 한겨울에도 이불도 없이 맨바닥에서 누워자도
옆에서 머리 헝크리고 앉아 텔레비 보면서도 이불 덮어줄 생각도 안합니다. 아니 못하는 거에요. 미처 내아이 춥겠다. 이불덮어줘야지....
하는 생각을 못하는 겁니다.
십년이 넘게 나는 그 잔소리를 합니다.
제발 애들 자려고 하면 이불좀 깔아주라고.
그러면 또 거짓말을 해요. 지들이 싫다그런다고.
니네 형부가 밤에만 이불 깔라고 그랬다고... 물론 나 한테 잔소리 듣기싫어 형부핑계 대는 거죠.
이제는 자식들 핑계도 댑니다.
맨날 언니인 자기 한테 신경질이나 내는 제가 싫겠죠.
하지만 나는.......
정말이지 남들과 같은 고민좀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주식이 어쩌니.....경제가 어쩌니.......
나의 걱정은 항상 유치합니다.
언니...오늘은 발톱좀 깍았나. 병원에는 갔나. 애들 옷은 빨아서
입혔나.....
형제중에 이런 사람 없다는게 얼마나 복인지 안당해본 사람은 모릅니다. 나는 내가 공자님이나 부처님 같았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나는 미련하고 참을성 없는 사람인지라 이런 언니보자면 복장이 터져서 맨날 신경질이 나고... 항상 그러면서도 맘에 걸려서 그집에 한번 들르고...그러면 또 신경질나고....또 후회하고....어떤때는 저집을 그냥 무시하고 살자 하다가.......
그러면서 오늘날까지 왔지요.
아버지는 진작에 언니 자식취급도 안하고, 이젠 엄마도 포기했읍니다.
엄마도 어찌나 언니때문에 신경을 쓰고 산 평생인지
신경과 약을 복용하고 계실정도고.......
아픈곳도 줄기찬 언니 병원비 대느라(형부한테 미안해서 엄마가 병원비 댄것만해도 몇백.....) 죽어나도....보람도 없구 말이죠.
언니는 아픈곳도 참 많습니다.
신경과, 치과, 내과, 정형외과......안다녀본 과가 없을 정도죠.
아파죽겠다소리는 어찌나 잘하는지 맨날 우리만 보면 아파죽겠네.
귀에서 소리가 나네.....어쩌네......병원가면 이상없다 그러고.
MRI,CT촬영에 내시경만 해도 벌써 몇번인지.........
집안의 돈 거의 50%는 언니가 다 먹은 셈이죠.
그래도 아직두에요. 희망도 보람도 없는거 같아요.
왜 나는 저런 언니를 두고 살아야 하는지......
정말 다시태어나면 가족모두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한 집에 태어나고 싶습니다.
하나의 가정을 가진 내가 하는 생각이 이렇게 유치합니다.
뒤떨어진 형제가 있으면 가족들도 모두 뒤처지게 되나 봅니다.
그 상황에 맞게 살아갈수밖에 없으니까요.
하도 속이 상해 푸념좀 해봤습니다.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