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우리 아이 얘기를 올리고 있어요.
아이가 하나이고 초등학교에 막 입학해서
어느 때 보다 제가 더 신경을 많이 쓰고 있거든요.
지난번에도 아들 녀석이 너무 느려서 걱정이다,
첫 친구가 제 아이랑 너무 다른 아이라 고민이다 등등...
그때마다 여러분의 좋은 말씀 듣고 슬기롭게 해나가고 있답니다.
감사를 드리며...
이번엔 또 뭐냐면요....
좀전에 잠시 외출을 했죠.
주말이래도 아빠는 일 하시니 단둘이 외출할 때가 많아요.
오늘은 시내 레코드점엘 가서 이것 저것 구입할 시디를 고르고 있었어요.
아이가 한 쪽 구석에서 헤드폰을 끼고 열심히 감상중이더군요.
제가 가까이 가니 아이가 "엄마,엄마 나 이 시디 사줘." 하네요.
그래서 어떤 건가 들어보니 아뿔사....
오지 오스본이라는 헤비메탈이었어요....
그 가수는 전 블랙사바스 멤버인데...아시는 분도 많으시죠?
7살 아이가...헤비메탈을 듣고 너무 맘에 든다며 시디를 사달라고 하다니?
평소 음악을 많이 좋아하는 저인지라 모던락이니 애시드니 하는 장르를
알게 모르게 아이도 같이 듣기는 했을 거지만
지금 바이올린을 하는 아이가 헤비메탈을 듣고 매료하는 것이
도대체 어떤 현상인지....
일단은 샀어요..제가 시디를 사 모으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음악의 한 장르이니 잠시 접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란 생각에.
집에 와 들려주니 얌전히 앉아서 감상을 시작하더라구요.
한참 후 문틈으로 살짝 들여다보니...누가 가르쳐 주거나
어디서 본적도 없을텐데 머리를 가볍게 흔들며 듣고 있지 뭐예요!
마치 메탈 가수들의 헤드뱅잉과 비슷하게....
들어가 물어봤죠.
왜 머리를 흔드느냐고...어디서 봤느냐고.
그랬더니 그냥 박자를 맞추느라 그렇대요.
동요나 클래식을 들어야 할 아이에게 그런 걸 사주고 고민한다고 뭐라하실지 모르지만
물론 메탈을 듣는다고 꼭 나쁠것 까진 없지만
점점 자라면서 특이한 모습을 보이니 초보 엄마로선 당황스럽네요.
헤비메탈, 왠만한 사람이 들으면 시끄러워서 오래 듣지도 못하고 금방 꺼버리는
그런 음악인데 7살 아이가 그 음악의 어떤 면에 매료가 된 걸까요.
일부러 못 듣게 하거나 좋아하는 것을 막고는 싶지 않아요.
아이의 정신적인 문제나 장래에 혹시나 어떠한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면.
이런 특이한 거 몇개 빼면 아이는 밝고 자신있고 유머러스합니다.
그런데 걱정되서요....
자식 하나 키우는데 참 버라이어티하고 미스테리한 일을 자주 겪네요.
아이 키우면서 이와같은 비슷한 일이 있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