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출출한 맘에 치킨 반마리 시켜노크 둘이 먹다가
둘만의 태교법(고스톱)으로 좀 놀다가
어느덧 2시가 됐다.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는게 요즘은 좋더라"
은근히 말한다.
혹시나 내가 3시까지 놀아달라그 그럴까바 선수친다.
깜찍한 것..
토닥토닥........ 재워주믄서 나도 잘까 생각하던 중,
이 남자 은근히 말한다.
"너 가믄 나 혼자 잠 못잘것 같다."
"왜? 무서버?"
"깜깜한 밤에 혼자 텅빈 집에서 우째있눼..적막하댜나.."
날보고 워쩌라는건지.. 울산에 몸조리 하러 가라는건지
아니믄 집에서 하라는건지..
씨익 웃으믄서 말했다.
"않갈게.. 그니까 걱정마.."
내 말에 안심하는듯이 입술을 쫙 피며 짭짭 거리더니 눈을 감는다.
오늘은 왠일인지 속옷도 알아서 혼자 갈아입었다.
양말도 평소와는 달리 돌돌 뭉쳐서 구석에 않쳐박아 놓고
쫙펴서 세탁바구니에 담는다..
자기 일캐 잘하니까 집안일은 자기가 할테니까 집에서
몸조리 하라는 무언의 행동이다..
ㅡㅡㅋ
필시 그저께 내가 한 말때문일 것이다.
"세탁기 혼댜 돌릴수 있어? 양말은? 속옷도 않챙겨줘도 입을수있어?"
"다른건 다 할 수있어.세탁기눈 버튼만 니가 눌러주믄 되자나.."
막상 울산 갈려그 하니
진짜루 애 떼놓고 어디 가는 사람처럼 맘이 아프다.
그래서 결론은 못갈것 같다..
ㅜ.ㅜ
울 신랑 내가 하루만 없어도 인간 폐인된단다..
하긴 저번에 친정에 볼일있어 반나절 집 비웠더니
밥도 않먹고 담배만 핀건지 재떨이에 담배꽁초만 가득하고
이불 뒤집어 쓰고 골아떨어져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얼마나 가슴이 아팠던지..
내, 그럴줄 알았다.
내 팔자에...........
울 신랑 말이 나보다 아홉살 많지,
실은 나보다 아홉살 적은 어린애 같다.
결혼전 그 터푸하고 늠름한 모습은 다 어디갔지?
ㅡㅡㅋ
폼 이었나?
그래도 나는 울 보야가 세상에서 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