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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님 우는 소리, 정말 벗어나고파


BY 속 좁은 며느리 2002-04-04

저희 남편은 막내이자 차남입니다.

위로 아주버님이 계시고, 시누들도 계시죠.

저희는 아이를 맡기는 탓으로 매일 시댁을 드나들고, 아무래도 용돈이며 기타 시부모님을 저희가 많이 챙기게 되죠.

어제는 퇴근했더니 어머님이 감기로 병원에 다녀오셨다면서 들어서자 마자 어디가 아프니, 저기가 아프니 하시더군요.

저희 어머니, 1년 365일 건강하신 적이 별로 없습니다.
늘 다리가 아프시거나, 체하시거나, 또 심장병이 있으신지라 작은 충격에도 며칠씩 앓아누우시죠.
그 원인으로는 늘 티격태격하는 큰딸네 때문도 있고, 사업한다고 시댁에서 돈만 가져다 쓸줄 알지 한푼도 보태지 장남이 주로 원인제공자들이죠.

그럼, 저희는 어머님 영양제 맞춰드리고, 병원 모시고 가고, 맛있는거 사드리려고 모시고 다닙니다.

근데 어제는 어머님의 우는 소리가 솔직히 너무 듣기 싫었습니다.
그 때 마침 tv에서 인간극장인가, 그 비슷한 걸 하더군요.
내용이 혼자 사시는 어머니가 두달이 넘도록 실종이 되어서 자식들이 마음아파하는 내용이었어요. 특히 어머니의 육성이 녹음 되어 있는 테이프를 들으며 자식들이 눈물을 흘리는 부분을 보는데 갑자기 전 참을 수 없이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작년에 돌아가신 친정엄마 생각이 갑자기 나면서, 우리 엄마도 저렇게 목소리라도 남겨놓았으면 좋았을텐데...하는 생각과, 우리 친정 부모님한테는 잘 하지도 못하면서 남의 집에 시집와서 남의 집 부모님 뒤치닥거리나 하고 있는 제 모습이 너무 기가막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눈물이 쏟아져서 얼른 화장실로 들어가서 눈물을 훔쳤지만, 눈이 빨개져서 방엘 못 들어가겠기에 남편에게 가자고 얘기하고 먼저 서둘러 나왔더니, 어머니는 또 그게 서운하셨는지 나와보시지도 않더군요.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 괜히 남편에게 신경질 부리면서 펑펑 울었습니다.
둘이 버는 수입의 3분의 1 이상이 시댁으로 들어가고도 늘 그 그늘에서 못 벗어나고 사는 것도 화가 나고,
효자 남편 덕분에 덩달아 효부 노릇하는 것도 화가 나고,

이래 저래 화가 나서 말이죠.

나이 드시면 여기 저기 아프신 것은 당연한 일일테지만,
가뜩이나 파김치가 되어서 퇴근하면, 좋은 소리도 아닌 안좋은 소리만 들으려니 정말 퇴근하기가 싫어집니다.

제가 너무 속이 좁은 며느리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