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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 또 회사를 그만둔다네요...


BY 미쳐... 2002-04-06

우리 신랑은 그야말로 바른생활 사나이입니다.

단정하게 생긴 외모에, 술.담배 거의 안하고,
오로지 집과 직장 밖에 모르는 착한 남자입니다.

일도 무지 성실하게 하고
직장과 아내 중 하나만 고르라고 하면 당연히(?) 직장을 택할,
책임감 왕빵인 남자입니다.

그런데, 이 남자..
회사 복이 없는건지 사람이 문제인건지
결혼 2년만에 갈아치운(?) 회사만도 벌써 4군데입니다.

하나는 결혼하면서,
하나는 영 가능성 없는 회사라서,
하나는 부도와 실권자들의 부패(?) 때문에,
하나는 경영자들의 답답함(?)에..

그리고 장장 3개월을 재취업자리 알아보면서 놀다가
신생업체에 입사했습니다.
외국계 회사인데 가능성도 충분하고 오픈 한 달만에 인지도 급상승 하고 있습니다.

신랑은 서비스업 계통에 일가견이 있어서 거의 매장관리 점장으로 채용이 되었었는데 다섯번째 외국계 그 회사도 매장관리였죠.
모두들 좋은데 들어갔다고 칭찬하고 격려했어요.
저도 내심 기뻐하고 양가 부모님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요..

그런데,..오늘 점심에 잠깐 만났는데,
다음 주에 그만 두겠다고 합니다.
이제 한달되었는데 말이죠.
왜 그러냐니까, 말도 제대로 안합니다.
눈치를 보니까 근무조건이나 환경과 대우가 불만인 모양입니다.
경험자들 뽑아놓고 알바생 부리듯 빗자루 놓는데까지 정해준다면서
그럴 정도면 말 다한 거 아니냐고 합니다.
매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점장들인데 겉보기만 화려하게 매장을 꾸며놓고 일의 효율이나 관리를 하기에는 도무지 영 아니올시다,랍니다.
몇 번 보고서를 작성해서 제출하기도 했지만 시정되는 건 없고, 말로만 인재중심이 어쩌고 저쩌고 한다고....
교육받고 매장 오픈하고...그러느라고 집에 못 들어온 적도 있고,
새벽 2~3시에 들어왔었는데 이 번 달 월급..90만원 조금 안됩니다.

우리 신랑 꼼꼼한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남자고
도무지 꾀라고는 없어서 몸 다쳐가면서도 말없이 일하는...
답답이입니다.
그런 신랑이 가장 중요시 꼽는게 "근무환경"인데, 그것조차 맘에 차지 않으니까 그 회사에 학을 뗍니다.

그렇지만...저는...신랑이 답답하네요.
적당히(?) 타협하면서 일을 해야지, 그렇잖으면 나도 일하는 거 열댓번은 더 때려쳤을거라고 했더니 묵묵부답.
그렇잖아도 이 남자, 직장복이 너무 없는 것 같아 실망하려고 하는데, 한달만에 또 그만둔다고 하니...정말 미칠 것 같습니다.

삼개월 논 것 때문에도 저금할 돈도 없이 간신히 살아가는데 말이죠.
이 번에 또 그만 두면...아후...걱정입니다. 정말.

그래서 제가 거기 그만두면 딴 회사 들어갈 생각말고 작은 가게라도 하라고 했어요. 당신은 회사 들어가면 남 좋은 일만 죽도록 하고 대우도 제대로 못하니까 차라리 그 열정으로 당신 사업 하라고..
그랬더니 돈도 없고, 하고 싶은 사업도 없고...어쩌구 저쩌구 합니다.
성질이 나서, 돈 없으면 대출 받고 할 것 없으면 지금 그 브랜드 체인점 내면 되잖아! 그랬더니, "대충 차리면..그러다 망해..." 그럽니다/.
에구 답답해라. 미쳐요, 미쳐.

이 남자 팔자가 이런건지, 이 남자가 부족한건지, 아님 들어가는 회사들이 다 빙신들인지...정말 답답합니다.

그러면서도 우리 신랑, 오늘도 12시 넘어 오겠죠?
아침에 9시에 갔는데 말이죠.

푸닥거리라도 해야 할까봐요,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