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가슴이 콱 막힌 심정으로 이 글을 쓴다
남편은 오늘도 12시가 다 됐는데 퇴근을 안 했다
새 부서로 자리를 옮긴지 6개월
그 후로 매일 그런다. 늦으면 3시 아주 가끔 이르면 12시 퇴근
난 31살의 주부 직장 다니다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둘째가 생겨 휴직을 하고 본격적인 아줌마 생활에 접어 들었다.
아기 낳기 전까진 좋았다.
아침에 일찍 안 일어나도 되고 직장에 지각하는 악몽도 안 꾸고
또 네살바기 아들이랑 그동안 함께 못했던 시간을 가지면서 아! 이런게 집에서 살림하는 여자의 행복이구나 했는데 둘째가 태어나니 너무 힘들다
그래서 아들한테 짜증 많이 내고 잔소리 늘어놓고
정말 내가 봐도 나 자신이 이상해지는 것 같다
내가 힘들어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남편이라는 사람은 얼굴 보기도 힘든 하숙생에 불과하다는 것.
그 사람도 오죽 힘들까 생각은 하지만 남편이 밉고 자꾸 원망이 쌓여 간다. 참고 참다가도 오늘같은 날 한 번씩 속이 터진다.
너무 화가 나서 급기야 '내가 미쳤지 그 땐 뭐가 좋다고 앞 뒤 안가리고 이 남자랑 결혼을 했단 말인가?'
집에 일찍 들어오길 하나 돈을 많이 벌어 오길 하나
그나마 집에 있는 일요일은 그동안 밀린 잠 챙겨 자느라 바쁘고
나한테 자상하게 대해 주길 하나
평소에 속으로 하는 말이 오늘은 절로 밖으로 새어 나온다
내 투정을 들어 주는 이는 아들 놈 밖에 없다
12시에 쓴 커피 한 잔 타고 마시다가 쵸코? 쿠키를 꺼내 아들이랑 나눠 먹었다. 엄마, 이거 먹어도 돼? 아들은 내 눈치를 살핀다.
그래 너도 먹어라.
둘이 같이 커피에 찍어 먹는다.
( )야 엄마 집에 없어도 돼? 아니 있어도 돼(있어야 한다는 ??
이제 가서 자 내일 어린이 집 갈려면
엄마 치카치카 해야지
오늘은 안 해 하기 싫어
나두... 헤헤헤
정말 내가 이러고 살아야 하나? 이혼이라는 단어도 떠오르고
되돌릴 수도 없는 세월이 밉기만 하다
만약 내가 결혼을 안 했더라면 하고 싶은거 하고 고상하고 풍족하게 살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아이들이 좀 더 자라면 괜찮아 질거야 하고 위로해 보기도 한다.
그이를 보면 저 사람도 가장 역할 하느라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에 잘 해 줘야지 하면서도 막상 얼굴을 대하거나 전화로 얘기할 때면 퉁명스럽게 대해 버린다.
(오늘 전화 통화 내용)
언제 와요?
오늘도 늦지
허구헌 날..
뭐가 허구헌 날이야? 끊어(내 말에 기분 나빴나 보다)
1년 전만 해도 늦는다고 삐치기도 하고 화도 내보고 했지만 이젠 자포자기 심정. 면역이 되어 버렸다.
사는게 너무 재미없고 애들한테 만이라도 좋은 엄마가 되어야지 다짐하지만 스트레스가 쌓이면 집을 그냥 뛰쳐나가고 싶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날 어떻게 보시나요?
사실 내 남편 정말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에요
그래도 전 미치겠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