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좋아요. 형님 일 시작하신 거 잘하셨어요. 서울 살림이 어디 만만한가요. 같이 벌어서 열심히 모으고 사셔야죠.
그리고 뭐, 원래 그랬잖아요. 제사고 명절이고 제가 챙기는 거였고, 작년 제사때도 당일날 오후 네 시쯤에 오셨더랬죠? 재작년 아버님 생신 때는 형님네 오시길 기다려서 밥을 먹었지요.
괜찮아요. 다 괜찮다구요. 아무도 챙기지 않는 어머니 제사, 저 혼자 동동거려 사흘 밤낮으로 준비하고, 차리고, 한가한 사람이 하는 거죠 뭐.
동서 미안해 동서 고마워, 말로 다 때우시는 거 형님 특기잖아요. 어떻게 보면, 미안하고 고맙다 말 할 줄 아시는 것만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네, 할 도리 못하면서 유세만 떠는 양반들도 많다고들 하니까요.
그래도, 그래도 말이에요, 그런 말씀을 말으셨어야죠. 제사를 서울로 모셔오면, 형님이 조금이나마 도와줄 수 있다구요? 조금이나마? 도와줄 수? 그럼, 제사를 어디로 모셔오는 건데요? 형님 집으로? 저희 집으로?
뭐, 앞으로 아버님 돌아가시면 제사니 뭐니 다 제 차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 안해본 건 아녜요. 하지만 형님이 먼저 그렇게 나오시는 건 너무하잖아요? 조금이나마 도와준다구요? 형님, 형님, 남이라도 그러지는 않아요. 아직 서른도 안 된 새댁이 뭘 해보겠다고 동동거리면 남이라도 도와주고 싶어하는 게 인지상정이라구요. 형님한테도 시어머니 제사잖아요. 제가 불쌍하지도 않으세요?
저요, 마음으로는 수천번도 더 외쳤어요. 아 네~~~ 서울로 제사 모셔오면 저도 편하죠.. 오전엔 제 볼일 보고, 오후에 잠깐 가서 형님 도와드리기만 하면 되니까요... 호호호~~~ 근데요. 아시다시피 저 그런 말 못하잖아요. 네,, 꿀먹은 벙어리 같이,, 어버어버 하면서,, 아버님 계시는 동안엔 우리가 가야지요,,, 형님 그래도 제사에는 와보셔야지요... 아무리 바쁘셔도... 제사 모시고 그날 저녁에 차로 같이 올라오면 되잖아요... 제가 미리 차 갖고 내려갈게요... 마치,, 꼭 모셔야 되는 손님 대하듯,,, 제발 가주십사 애원하면서,,, 저 그렇게 벌벌 기었어요... 형님네하고 아버님하고 또 싸울까봐, 정말 부모 자식 인연 끊자는 소리 나올까봐 겁나서요..
네,, 제사, 좋아요.. 제가 할게요.. 할 수 있어요.. 그래도 그런 말은 하시는 거 아니에요. 임신이 안되니 이상하다구요? 생리 규칙적인 사람은 한 번만 배란일에 맞춰도 바로 되는데,, 왜 안되지? 이상하네,,, 나도 바로 한 번 만에 가졌는데,,, 이상하네,,, 형님, 이상하다는 말 몇번이나 했는지 아세요? 네, 저두 이상해요. 남 다 갖는 애기가 왜 안 생기는지 이상하다구요,,, 그렇게 가슴 한 가운데 꼭꼭꼭 찌르실 거까진 없잖아요, 제가 형님한테 뭐 잘못했어요? 왜 제 맘 아프게 하시는 거예요? 정말 이래도 되는 거냐구요!!!!
하나도 안 후련하다. 정말 한 판 붙어버릴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