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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쟁이 시어머니


BY 괴로워 2002-04-17

"얘야, 경희년 온댄다. 점심 같이 먹을거다."
"아니, 이 순희년은 오면온다 가면간다 소식이 없어. 옘병할 년!"

시어머니가 당신 딸들 얘기를 하시는 소리다.
늘 딸이나 아는 여자들 이름 뒤에는 '년'짜가 붙는다.
나도 어디가서 그렇게 말하겠지...'며느리년'이라고..

우리는 강아지를 한마리 키운다.
아직 어려 쫄랑쫄랑 잘도 돌아다니며 입에 이상한 걸 잘 물고 들어온다.
"너 일루와봐봐. 뭘 또 주둥아리에 물고 돌아다니고 개지랄(ㅋㅋ)이냐.
너 이 개새끼 오늘 내가 아주 쥑일겨." 하시며 회초리를 든다.
이 장면은 누가보면 동물학대인줄 알겠지만...이것은 시어머니 특유의 애정표현이다.

심지어 우리 아들에게도 애정표현은 특이하시다.
"이 쬐깐한 놈 고추가 실한게 네 에미 장차 며느리한테 따순밥은 얻어 먹거따.
일루와봐! 이 우라질 놈아." 하시며 손주를 끌어다 앉힌다.

텔레비젼을 보다가도 나쁜 사람이 나오면
"저런 씨부럴..." 하시고...ㅠㅠㅠㅠㅠ

휴....산골에서 배운 것 없이 자라신 건 안다.
하지만 모든 무학의 노인들이 그렇게 욕 잘하고 거칠지는 않을텐데...
며느리가 "어머니 욕좀 하지 마세요."라고 말할수도 없고 정말 미친다.

성격이려니 습관이려니하며 살아온 게 5년.
처음엔 우습고 재미도 있었지만 아이가 점점 크고 말을 배우는데
어머니때문에 사투리를 배우는 건 이해할수 있다....그러나
파리 -> 똥파리새끼, 강아지 -> 개새끼 이런 식으로 배워가는 건 정말 못참겠다.
그때 그때 따로 주의를 주고 정정해 주긴 하지만....
우리 어머니...욕만 빼면 다 좋은데....가끔 짜증난다.

이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밖에서 어머니 목소리가 들린다.
"아니 어떤 할일없는 년이 남의 고추 배떼기를 다 갈라놨대?"
아마 고추가 떨어져서 누군가 모르고 밟고 간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