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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도 남자였다.


BY 깨달음 2002-04-19

결혼9년차입니다.
1달전 사소한 말싸움으로 시작한 부부싸움이 점점 감정이 격해져서
며칠전엔 드디어 꽝....
하루 화해?(그 상황이 지나면 그냥 서로 또 아무일 없었듯이)하고 그 다음날 또,,,그리고 4일 냉전 다시 화해를 1달을 반복하니까 서로에게 날카로워져서 사사껀껀 시비가 되더군요...
그러다가 터진겁니다. 그리고 그날 많은걸 생각했습니다.
남편에 대해서...
남편과 저는 성격이 많이 틀립니다. 남편은 생긴건 뚱하게 생겼어도 말도 잘하고 사교성도 좋고 저에 대해 이해심도 많은 편입니다. 반면 저는 무척이나 무뚝뚝합니다. 특히 남편에게는 콧소리 한번하면 큰일 나는줄알고 같이 일한다는 핑계로 신경질도 내고 생색도 내고 남편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도 안하고 지냈지요..생각이 틀린부분에서는 그사람이 이해도 안되고 그래도 서로의 마음을 안다고 생각하면서 살았지요..그런데 남편은 그게 아니었나봐요..밖에서는 힘들고(남편하는일이 조금 힘들거든요) 집에오면 내 눈치봐야지..
거기다 봄이지 9년차에서오는 약간의 권태까지 끼어서 사는게 재미없었나봐요. 그걸 몰랐지요. 저는 저 남자가 요즘 왜 저리 사는게 재미없다고 하는지 나도 피곤한데..짜증만 났지요..
그날 정말 악을악을 쓰면서 싸웠습니다. 감정 상하는 말만 골라하고 남편이 그러더군요 "너 한테 바라는건 하나도 없다. 빨래를 매일 안해줘도 밥을 부실하게 먹어도 그런건 괜찮다. 그냥 따뜻한 말 한마디 진심이 담긴 걱정이 듣고싶다" 충격이었습니다. 내가 사랑해서 내가 선택한 사람이었는데....(연애를 열열이 했거든요.그땐 저도 이러지 않았는데..)
남편이 또 그러더군요 "지금 도장을 찍으로 가던지 지금까지는 전부 잊고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 둘이 좀더 노력하며 살던지 결정해라"
정신이 들더군요. 제가 그동안 너무 독선적으로 변한거 같아요.
조금은 닭살스럽지만 애교도 필요한걸 알았어요. 성격상 안된다고만 할께 아니라 노력을 해봐야 겠어요.
이렇게 해서 봄날의 부부싸움은 제 완패로 끝났답니다. 그래도 이번 싸움에서는 얻은게 많아요..
닭살스러움이 생활이 되는 그날까지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