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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조카 돌잔치를 왜 내가 차리지?


BY 큰 엄마 2002-04-24

우리시집 며늘셋...

큰 며늘, 한가한 전업주부!(울 시엄니 생각)
작은 며늘, 오후에 알바하랴 조금 덜 한가한 가정주부!(나)
막내 며늘, 일(생산직 라인에서 높은거)하느라 무쟈게 바쁜여자!!!

이 무쟈게 바쁜 막내 동서가 자청해서 시집에 들어가서 살고 있으며, 일욜날 차리는 시부모 생신에도 상을 차리기는 커녕 한 번 참석할 수 없답니다.(일욜에도 특근해야므로...) 그러나,대학나온 윗 두아들에게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월급봉투를 시엄니께 통채(동서와 시동생주장)로 턱 안겨드림으로써 무한한 감동을 선사하며 오늘도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그리하야 울시엄니는 동서의 아이도 키워주시고, 동서의 빤스까지 빨아서 서랍에 차곡차곡 넣어 주시며 사이좋게 자~알 살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별 일이 없습니다.

이 착한 막내동서네 딸 백일에 우리(형님과 나)는 시엄니의 명령으로
그 얘의 백일상을 차려내야 했답니다. 손님은 우리 시집식구는 물론 동서네 친정식구, 동서네 직장동료이지요.

그 때는 나이든 시엄니가 간난쟁이 어린애 키우시는게 안되서 그것이 어머니 명령으로 하는건지 동서의 부탁으로 하는건지 생각도 별로 안해보고 걍 해드렸습니다. 근데 막상 잔칫날이 되어보니 형님과 나는
부엌데기가 되어있고 동서는 상에 나가 손님접대 하고 있는 품이 우리도 별로 기문이 좋지 않았답니다. 생글생글 웃어가며 이거 더 가져와라 저거 더 가져와라... 우리가 출장 요리사입니까...

이제 오월에 동서네얘 돌이 옵니다.
어머니는 돌을 어떻게 차려주나 몇 달전부터 한 걱정을 하십디다.
우리는 일부러 못 들은척으로 일관했구요.
지난 일욜에 어머니 우리에게 아조 까 놓고 물으십디다.
돌에는 상에 뭐 올릴래?
그래서 그랬죠 동서딸 잔치이니 동서가 다 알아서 하겠죠라고...

뒷담화로 들리는 말이 시엄니는 노발대발이시라하고, 동서는 훌쩍거리며 울고 있다고 합디다. "난 일하는 여자고, 친정도 잔칫상 차려줄 손이 없고, 형님들도 안 차려준다니 내 딸 넘 불쌍해..."

나도 별로 착한 형님 아니지만 시엄니 뒤에서 부탁도 아닌 형님들 부려먹으려드는 동서가 괘씸해서 욕이나 실컷먹고 편히 쉬렵니다.

동서 월급 통채로 받으시는 시엄니가 그 돈으로 알아서 하시겠죠 뭐
밖에서 하는건 돈 많아 들어 못한다나...

산 좋고 물 좋고 경치 좋은데가 어디 그리 흔하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