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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따라와야 하는지 묻고 싶다. 시어머니께


BY 미련곰탱이 2002-05-02

안면도 꽃 박람회를 가기로 했다. 학교다니는 아이도 결석신청했고
나도 연가신청해서 주말은 복잡하니까 평일에 가기로 했다.

오랫만에 나들이 한번 하는것이니 당연히 설레였다
근데 그 나들이에 시어머니가 따라 나선단다. 참나!..

걸어서 10미터도 못걷는 사람이 도대체 어떻하겠다는건지...

30분 거리에도 멀미약을 먹어야 차를 탈수 있는사람이...

계속 걸어다녀야 하고 3-4시간은 차를 타야하는 길을
당신도 가겠다고 하는 속셈이 도대체 뭘까...

셋이나 되는 아이들은 나혼자 붙잡고 다녀야할거고
남편은 시어머니 부축하고 다니느라 사진이고 켐코드고
아무것도 할수가 없을것이다. 뻔하다....

이미 망쳐버린 이기분으로 가봤자 짜증만 밀려올텐데...
가고 싶지가 않다 시어머니를 동행하고는..겁도 많고
몸도 불편한 사람 데리고 다니는거 이제는 질린다

때로는 우리식구끼리 즐길수 있는 시간을 줄수는 없는건지..
아이들만 데리고 남편과 여행 다녀오는게 소원이다
어디가던지 따라 나선다. 그저 큰아들 큰아들...

아니 아니 누굴 원망하겠는가 내가 그렇게 만들었는걸...
싫어도 싫단 말 한마디 못하고 그저 내가 참지 뭐...
나도 늙을텐데.... 항상 그렇게 인내하면 착한 며느리
착한 아내 컴플렉스에 빠져서 그렇게 키워온것을...

결혼 10년만에 깨달았다. 내가 얼마나 바보고 미련곰탱이었는지를..
시어머니 젊어서 시집살이 하고 고생한거 조금이나마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너무나 고생을 많이 했어니까 하는
아주 우습잖은 효부 흉내 내느라고....

자부심이 있었다 직장다니면서 아이들 키우면서 시어머니 모시고
살면서 참 열심히 살고 행복하다고 자부하고 살았다

착하다. 잘한다 하니까 병신같이 헤헤거리며 내인생 좀먹는지도
모르고 회식한번 못하고 친구한번도 못만나도 그게 여자의
인생이잖아 ..그랬다. 병신.....

시어미니에게서 벗어나고 싶은데 아무런 명분이 없다
왜? 우리 시어머니 절대 며느리 시집살이 안시키는
현명한 시어머니니까...우리 남편 나에게 더없이 잘하니까
어머니 모시고 살면서 별다른 사고 없이 잘살아줘서 고맙다고
나 업고 사니까...

이제는 힘이 든다. 그냥 우리끼리 살고 싶어진다. 10년이
결코 짧은 세월은 아닌데 이제와서 시어머니가 부담스러워지는건
정으로 모시고 산게 아니라 의무감으로 살았기때문이리라...

나 왜 이러지 여태 잘 살아왔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이 새벽에 잠못이루고 이렇게 방황하는 이유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