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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흐...


BY 탄밤 2002-05-10

어버이날이라 시가와 친정을 미리 땡겨갔다 왔다.
친정에서 열차타고 집으로 올라오는데 흐흐흐 웬 남정네가 자꾸 말을 걸어왔다. 한 40대초반 정도 되어보였다.
명품 칠갑을 한 그 남정네와 나란히 앉아왔는데...
난 피곤해서였던지 계속 자빠져자고 있었다. 대전까정...
문득 잠이 깨여 흐리멍텅한 눈을 들어 주변을 살피다 그 남정네랑 눈이 마주쳤다. 미안한맘에 침이라도 묻어있을까봐 실 웃다가 고개를 돌렸다. 그 남정네가 자꾸 말을 건넸다.
"어디 가세요? " "무거워보이는데 짐안데 뭐 비싼거라도 들어있으예?"
웬 관심이뇨? 난 뚱한 맘에 시큰둥하게 대답만 하고 말았다.
자꾸 저녁먹으로 가자하고 (새마을호엔 열차식당칸이 있다)
안간다하는데도 그카더라. 난 이상한 남자라 여기고 잠도 안오는데
자는척했다. 생긴것도 요상하고 덩치도 크고 암튼 기분 이상했다.
지나가는 커피카트에서 커피한잔 결국 얻어먹고 이런야그 저런야그 했다. 일방적으로 커피도 막무가내로 갖다준셈이지.
애인이 있냐느니 처녀냐니 없으면 자기랑 가볍게 만나는 애인 사이는 어떻겠냐느니 말도 청산유수로 술술해댔고 인생선배로 남녀관계에 대해 이바구를 해댔다.
난 목적지까지 와서 명함한장 받아들고 연락하겠다는 거짓부렁을
하고 헤어졌다. 마중나와있는 남편한테 야그했더니 시큰둥하다.
명함만 한번 쳐다보더니 나보고 알아서 해란다.
우리 남편이 길길이 날뛰고 전화한다고 그럴줄 알았는데 별 관심없어 했다. 신혼인데 나한테 관심이 없어서 일까?
날 믿어서 그런걸까? 아님 도데체 안믿기는 일이라 별 반응없는건지?
'오데서 지어내고 명함하나 땅바닥서 주워와서 저리 쌩쑈를 하고있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걸까?

결혼한지 2개월밖에 안됐는데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
아무 일이 없다. 내가 이런 쌩쇼의 주인공이 될수 있을꺼 같지 않아
보이나보다. 히잉.. T.T

어차피 연락도 안하고 갈일이지만 한번은 우리 남편이 화제를 삼아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늘 바쁜 남편한테 별 일도 아닌데 신경쓰게 하는 내가 나쁜걸까?
자기! 연애할때처럼 관심 좀 써줘...

여러분! 경부선 열차에선 그 남정네 비슷한사람 보시면 조심하세요.
동대문 모 의류상사 사장님이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