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초등 1년의 새내기 학부모입니다.
몇주 전에 제 옷을 쇼핑하면서 아이 담임 스타일의 고운 옷이 있길래
스승의 날을 염두에 두고 일단은 사 놨었습니다.
제가 비싼 옷을 사 입을 줄 몰라 그것도 역시 저렴한 가격의 옷이었죠.
그래서 사 놓고도 드리기 뭣하면 그냥 내가 입어야지 하면서 생각만 있었죠.
선생님은 음전하고 소박한 편이시지만 어떤 분인지는 모르니 그냥 꽃 한송이로 해야되나,
예전의 소신을 흔들만큼 학부모가 되니 정말 은근히 고민이 되더군요.
그러던 중 4일 전 학급의 대표가 자모회 호출을 했습니다.
선생님 선물을 단독으로는 하지말고 아예 단체로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아, 그런 방법도 있구나 하며, 하자니 뭐하고 안하자니 뭐했는데
정말 잘?榮?싶었어요.
그날 모인 11명의 엄마들이 그자리에서 돈을 걷어 상품권에 목욕용품 세트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 했죠.
스승의 날 전날인 어제 전달해 드렸답니다.
우스운 건, 카드에 일일이 11명의 아이 이름을 적고 동명이인의 경우엔
성까지 쓰는 등, 생색 내려는게 너무 보여서 동참한게 쑥스럽더군요.
그리고 스승의 날, 오늘........
아이가 올 시간인데 비가 후두둑 떨어져서 우산을 들고 학교 앞으로 갔습니다.
거기서 못 볼걸 보고 말았네요.
반 대표와 또 그와 친한 어느 엄마 둘이서 옷가방에 무슨 가방에 바리바리 들고
학교로 들어가는 것이었어요.......그 두사람중 한사람은 3학년 큰애가 있지만
다른 엄마는 아이가 하나거든요....그러니 다른 선생님의 선물은 아닐테구
뒤로 또 따로 개인적인 선물을 하는 것이었지요......참 내,
그것을 확인이라도 시켜주듯이 1학년 건물로 유유히 들어가더군요.
단독으로 하면 말이 많으네, 선생님이 안 받으시네 했던 사람들이
저렇게 뒤로 호박씨를 깔줄은 몰랐답니다.
기가차서 집에와 저와 친한 다른 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그 얘기를 했더니
그 엄마 말이 더 걸작입니다.
"그럼 넌 단체로만 하고 개인으로는 안하려고 그랬니?"
제가 너무 순진한겁니까.
도대체 왜들 그러는 겁니까.
선생님 못해줘서 귀신붙은 엄마들입니까.
그 엄마들 가방에서 얼핏 보이던 값비싼 브랜드가 떠올라서
선생님 주려던 옷을 꺼내 내가 입고 거울 앞에 섰습니다.
저 기분 나빠서 자모회 활동 안할거구요.
이제부턴 제가 하고 싶으면 하고 안하고 싶으면 안하고
그네들에 휩쓸리지 않을 거예요.
정말 오늘처럼 기분 더러운 거 처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