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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의 언어폭력에...


BY 큰딸 2002-06-17

임신 9개월째인 예비엄마 입니다. 근데요, 저 좀전에 혼자서 30분도 넘게 한참 울었습니다. 신랑은 깊이 잠들어서 아무것도 모릅니다. 깨워서 위로받고 싶은 생각도 없구요. 자세한 얘기하기는 챙피하고 자존심 상해서 그냥 혼자 질질 울고 말았습니다.



저의 엄마때문에 미치겠어요. 저의 엄마는 엄청 날카로운 사람입니다. 말 한마디 곱게 하는 적이 없고, 친한 사람도 없습니다. 근데도 그걸 자랑으로 삼죠. "이 세상에 내맘에 드는 사람 아무도 없다" 구요.



늘 자신이 깔끔하고 도도하고 잘나고 그렇다고 생각하고 사는 분입니다. 기실... 주변에 있는 아줌마들은... 재수없고 잘난체 한다고 생각하죠. 친척들이며, 아는 사람들은 다 저의 엄마 포기했습니다. 재산은 좀 있어서 얻어먹을게 있으니 가까이 할뿐, 진짜 인간적인 교류는 없습니다.



저의 엄마는 한번도 제게 사랑한다던가, 네가 있어 좋다던가, 네가 자랑스럽다는 말을 해본적이 없습니다. 단지, 네가 생겨서 내 인생 망가졌다, 너만 없었으면 니 애비랑 이혼했다, 는 얘기만 들어봤죠.



어린시절에 어찌나 잔소리를 하고 구박을 해대는지 정말 새엄마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근데..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나마 저 성질에 자기 자식이니 키우지, 남의 자식이면 그걸 키웠겠나 하는 생각이요.



말 한마디 한마디 어쩜 그렇게 하는지... 왜 그러잖아요, 말한마디에 천냥빚 갚는다고... 저의 엄마는 한마디 한마디 제게 천냥, 만냥 빚을 지고 삽니다. 입으로 짓는 죄가 가장 무섭다는데..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지...



서울에서 그냥 저냥 괜찮은 학교 나왔는데.. 입만 열면 삼류대 다니는 자식때문에 쪽팔린다 그럽니다. 공무원 시험 준비하다가 결혼했는데, 운이 닿지 않는지 떨어졌습니다. 공부가 안되서 한동안 쉬고 있었더니 '병신같이 처먹고 똥만싼다'고 뭐라 하더군요.



한마디 한마디 상처가 안되는 말이 없습니다. 임신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남자랑 못된짓이나 해서 애새끼나 갖고 인생 종쳤다'고 그러더군요. 제가 무슨 불륜이라도 저지르거나, 고등학생이 또래 남자애랑 놀다가 사고 쳤대도 그렇게는 말할수 없는거 아닙니까?



정상적으로 결혼해서 남편과 사랑해서 가진 아이고, 자신에겐 외손자 인데 너무하다 싶더군요. 운동하고 건강 조심해라 라고 얼마든지 좋게 말할수 있는데, '처먹고 돼지같이 살찌지마라. 여러사람 피곤하다.' 고 하더군요.



그런 모든 말들, 정말이지 가슴에 상처가 됩니다. 어떤때는 너무 억울합니다. 대체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저런 소리를 듣고 살아야 하나 하구요. 저는 지금껏 엄마에게 섭섭한 말한마디 하지 않고, 엄마가 누구 욕하든 흉보든, 억울한일 있다고 하면 다 들어주고 위로하는데, 엄마는 왜 저러나 생각하면 기가 막힙니다.



요번에 친정에 일이 생겨서 도와드리러 갔습니다. 지방이라서 남편과 떨어져 한동안 있었지요. 배도 부르고 힘들지만, 부모니까요. 도와드리고 싶어서요.



근데... 아주 대놓고 험한말 하는데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남앞에서... "쟤 친구 누구는 연구원이고, 누구는 회사원이고, 누구는 공무원이고, 누구는 고시공부 하는데, 저건 미련스럽게 배만 불룩하다" 하더군요.



저 진짜, 친정에 있는 보름동안, 기가막힌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그럼 받아치지 그러냐구요? 엄마는 그렇게 해도... 저는 차마 그렇게 못하겠더라구요. 밤에 조용한 시간에.. 그렇게 말씀하지 말라고 좋게 얘기하죠. 듣는 척도 않합니다. 그렇다고 남앞에서 모녀간에 감정싸움하고 싶진 않구요.



여하튼.. 그렇게 참는 동안.. 제 속에도 감정이 많이 쌓였나 봅니다. 서울에 다시 돌아왔는데도 분노가 쉽게 사그라 들지 않고, 이제는 거의 감정의 극한에 다다른 느낌입니다. 솔직히 이제 엄마가 한번만 더 그러면 쌍욕나올거 같습니다. 진짜루요.



근데 문제는... 제가 이제 출산을 40여일 정도 앞두고 있다는 겁니다. 남편도, 시집도, 친정엄마도 모두 제가 친정에서 출산할 걸로 알고 있죠. 근데요... 가기가 싫어요. 더이상 엄마의 언어폭력 참기도 힘들고 이렇게 상한 감정 가지고 갔다가는, 제쪽에서 폭팔해버려서 영영 의절할거 같아요.



게다가.. 요번에 그러대요. 애 낳았다고 대접 받을 생각 말라구,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만 누워있으라구요. 세상에, 딸이 애를 낳는데, 그런식으로 말하는 엄마도 있나요? 이렇게 말하면 엄마가 말은 그렇게 해도 실지론 않그렇다고 하시겠지만, 아니에요. 우리엄마는 그러고도 남습니다. 열흘 지나면 신랑 불러서 서울로 다시 가라 그러네요. 정말 기가 막히고 섭섭합니다.



기껏 열흘 누워있으려고 내려가는 거라면, 엄마의 그 언어폭력 들으며 해야하는 산후조리라면 가고싶지가 않습니다. 산후조리원에 가거나 산후도우미 아줌마를 부를까 생각중입니다. 근데... 제가 친정에 안가겠다고 하면 남편이나 시집이나 다들 이상하게 생각하겠죠.



근데.. 못참겠어요. 미칠거 같고, 엄마한테 전화해서 나 섭섭한거 다 얘기하고 욕하고 싶어요. 왜 지금까지 참았냐구요? 대화하려고 노력해보지 않았냐구요? 노력햇죠. 이러이러한게 섭섭하다, 그런식으로 말하는건 듣기에 않좋다고 얘기했죠. 엄마 사전에 반성같은거 없습니다. 자기가 무조건 옳습니다. 난리나죠. 너나 똑바로 하라면서.



어떤때, 사랑받지도 못하고 커서, 이렇게 엄마한테 기가막힌 소리 들어가며 살아야 하나 싶고, 내가 어려서 엄마한테 힘들다고 하소연하려고 하면 듣기 싫다고 매몰차게 밀어냈으면서, 이제 와서 내게는 자기 힘들거나 감정상한거 다 얘기하는거 들어줘야 하고, 그런 모든것들이 염증나고 기가 막힙니다.



그래도 엄만데, 돌아가시면 후회된다, 잘해라... 그런 답글 쓰시는 분도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근데요... 솔직히 의절해도 후회될거 같지도 않아요..



멀쩡하게 앉아서 엄마가 내게 한 모진 말들 생각하면 30분이고 한시간이고 줄줄 울게 됩니다.



태어나기도 전부터 외할머니의 악담과 푸대접을 고스란히 듣고 있는 내 아이도 불쌍하고요. 임신했단 얘기 하구서 축하한단 말한마디 듣지 못했습니다. "저거랑 애새끼 뒷바라지 할라면 나만 죽어났네" 소리를 하루에도 열번씩은 합니다.



저요, 지금 이거 쓰면서 또 울고 있습니다. 내가 뭔 죄를 짓고 태어나서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다는 어머니의 사랑도 못받고 살아가나 싶어서요.



감정이 복받쳐서 말이 중복되고 조리도 없구, 해서 죄송합니다.



제게 좀 방법을 가르쳐 주세요. 제가 엄마에게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제가 잘하면 되는지, 저의 엄마같은 분을 엄마로 두신분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 모든 스트레스 감내해 가며 친정에서 출산해야 하는지 제발 현명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