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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난 누구입니까?


BY eksrns 2002-07-14

애아빠하고 동갑이고 한 6년 사귀다가 결혼한지 6년째,
결혼하기 전에 내가 아파트를 분양받아서 전세돈 걱정없이 살고 아들놈 하나 있고 공무원 생활 13년이라 월급도 웬만하고 애아빠도 거의 날마다 술독에 빠져 살지만 건실한 직장에 다니고 있고 남들이 보면 행복에 겨워한다고 할지는 몰라도 요즘은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하는 의구심만 듭니다.

내 직장동료(남자들)를 보니 맞벌이 해도 월급을 부인에게 맡겨 월급날도 낙이 없다는 소릴 해서 우린 결혼당시 남자월급은 저축하고 남자보험료 내고 남자 용돈하고,여자월급은 여자 보험료 내고 여자 용돈하고 생활비로 쓰기로 했고 여직 그렇게 살아왔고 아이도 만3년을 시모가 키워줬고(내 월급에서 40만원씩 드렸고 지금은 내가 데려왔어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래, 맘 넓은 내가 참지'하는 생각으로 그냥 그냥 버텼는데 이제는 버티고 싶은 생각조차 없습니다.

몇달전 월드컵 시작하기 전 두달정도 애아빠가 토요일마다 외박을 하더니 월드컵 시작하고나서는 한국이 경기하는 날마다 외박을 했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애아빠 핸드폰에 어떤 여자의 메세지가 오는 걸 3번 봤습니다. 또 통장에서 5월,6월 카드값으로 3백만원이 넘게 결재되는 것을 확인하고 돈을 어디다 썼으며 그 여자는 누구이며 왜 외박을 하는지 다그쳤습니다. 처음 애아빠는 돈은 주식을 샀다고 하고 여자는 술집여자인데 술집여자들은 술집에 온 남자들한데 그런 메세지 보낸다고 하고 외박은 다른 사람들이 집에 못가고 있으니까 자기도 못들어온다고 하더군요. 카드 내역 뽑아들고 다시 따졌더니 언제나 자기 수틀리면 하는 얘기 "네가 뭔데, 네가 나하고 무슨 상관있다고 남의 사생활간섭이야, 내가 이러는 건 다 너 때문이야. 내가 술먹는것도 너때문이고 집에 안들어오는 것도 너때문이야. 그러는 넌 시집와서 한게 뭐있냐?" 그럽니다. 6년을 애아빠 화나면 저한데 하는 소립니다.

그동안 참고 산것도 아깝고 더 이상 이렇게 사는 건 아니다라는 생각에 헤어지자고 했더니 자기가 뭘 잘못했느냐고 웃기는 소리 하지 말랍니다. 시아버지는 회사를 휴직하든지 그만두지 않으면(아이가 요새 감기걸렸거든요) 회사상사를 찾아가겠다고 하고 오늘이 시할머니 생신인데 안가다고 했더니 시어머니는 아무리 못배웠어도 이럴수 있느냐고 화내고 애아빠는 나보고 미친거 아니냐고 하고... 애아빠 말대로 내가 자기와 상관없는 사람이면 왜 같이 살아야 하는겁니까? 한두번도 아니고 매번 싸울때마다 제탓을 하는데 다시는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