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 13년 동안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맘고생 해 왔지만
이번 경우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네요.
친정엄마께서 말기암으로 중환자실에 입원중이십니다.
토요일 이른 아침에 언니전화 받고(병원에서 마지막이될거라고 했다나요)
부랴부랴 준비해서 병원으로 갔더랬져
엄마의 고통스러워하는 모습 뵈니 너무 맘 아프더라구요
남편 휴가 기간이라 (참고로 울 남편 엄청 효잡니다)아이 둘 데리고 시댁 보내고 저는 친정으로 갔지요
시댁과 친정은 삼십여분 거립니다.
그날 저녁 시댁에 전화 드렸지만 시어머니와 통활 못했어요
시장에서 장사 하시는데 늦게 오셨다네요
그래서 이튿날 밤에서야 전화를 드렸습니다
첫마디가 뭔지 아십니까
대뜸 역정 내시면서 "너는 일찍도 전화한다... 으이그...였습니다.
시댁에 먼저 들러 안부 인사 여쭙고 사정상 못 왔으면 전화라도 즉각해서 죄송해해야할 며느리가 한마디로 괘심했겠죠
좋다 이겁니다
저요 그 보다 더 한말도 많이 들었지만 지금까지 한마디도 대든적 없고
어른들 노여워하시면 죄인마냥 쩔쩔 맸습니다.
시부모님 성격이 워낙 불같고 집안 시끄러울까봐 나하나만 참으면 되겠다 싶어서였지요
하지만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경우가 아니네요.
제가 친정에 놀러 온것도 아니구요.
친정엄마 사형선고 받고 중환자실에 계시는데...어떻게 첫마디가 매정하게 닥달만 하실까요? 우리 시어머닌...
저요,이번 만큼 속상하고 분노 치민적 없어요
결혼 13년 동안 여름휴가라고 저희들끼리 어디 가본적도 없어요
아들며느리 일부려 먹기 좋아하시는 시부모님 등살에
남편이나 저나 부모님 살아계실때 잘해드리자 였거든요
저요,비록 시골태생이지만 밭일 한번 해본적 없이 자랐거든요
하지만 시댁일엔 몸아끼지 않고 일 도왔습니다
착한 며느리 되자구요
왜 이렇게 심술부리시는지 저두 이젠 진짜 모르겠네요
제가 그렇게 잘못한 일입니까?
하루 늦게 전화 드린것이 그렇게 잘못한 겁니까
남편은 현재 본가에서 일 도와드린다고 혼자 가 있구요
저는 친정아버지 식사 챙겨 드린다고 친정에 있습니다
병원에는 언니가 도맡아 다니구요
저는 둘째가 어려 밤에만 면회 간답니다
어차피 전 외며느리라 시부모 모셔야함을 압니다
하지만 친정부모는 모실수 없잖아요
얼마후에 혼자 계실 친정 아버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나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내 부몬데
친정부모께 자식 노릇 하는거 조차도 시부모 눈치를 봐야 하다니...
예전에 비해서 저희 시부모님 많이 수그러지셨습니다
제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 들였나요?
하지만 그 순간엔 저도 모르게 화가 치밀더군요
며느리가 처해있는 입장 잘 아시면서도 위로의말은 못해줄망정...
그래서 퉁명스럽게 사무적으로 대답하고 전화 끊었어요
이젠 어떻게 해야죠?
전 시부모 눈치보면서 친정에 머물러 있는것도
무슨 죄짓는거 같아서 싫지만
나중에 엄마 돌아가시고 나면 후회 할까봐
내 능력껏 몸부조 하려고 합니다
저는요,제일 부러운게 남편에게도 시부모에게도
당당하게 자기주장 펼치고 사는 아줌마 입니다
전 왜 이렇게 멍청하고도 구질구질하게 살죠?
어떤분 말마따나
대차게 나가야 만만히 보지 않는다 하시지만
전 한번도 제 주장 말해본적이 없어요
너무 착해서 얕잡아보는 걸까요?
집사고 차살때 시부모께서 보탬 많이 주셨거든요
그런것땜에도 저,기죽어 삽니다
저희 친정은 별볼일 없거든요
결혼 초기엔요
사흘이 멀다하고 전화드리고
한달에 두세번꼴로 다녀왔구요
(두시간 거리의 인접한 지역입니다)
남편이 바쁘면 저혼자서 버스타고 택시타고 해대며 다녔습니다
농번기때는 아예 저 혼자서 며칠씩 머물곤 했지요
명절때 일주일전에 가는건 다반사였고
한번도 명절 당일에 친정 나들이 해본적 없습니다
참고로 저희 시댁 아직 모시는 제사 없음
그런데도 울 시부모님은 설날 아침부터 딸들 기다리십디다
정월초하룻날 며느린 친정가는게 아니라면서도
시집가 남의집 며느리 된 딸들은 그 날 오는걸 너무 당여하게 여기시더군요
저요,이젠 그딴거 섭하지도 않고 맘 다 비웠습니다
하지만 제가 무슨 식몹니까?
당신딸은 귀하고 며느리는 아무렇게나 대해도 된단 말입니까
맘 속에 섭섭함은 이루 말할수 없이 많고
차마 여기서 밝히지 못할 수치스런 일도 많지만
이런식의 며느리 노릇은 정말 싫습니다
그렇다고 박차고 나갈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떡해야죠?
저희 남편조차 밉살스럽습니다
날씨도 더운데 짜승스런 넋두리 해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