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79

다음번엔 잘해줄꺼야???


BY 우울 2002-08-07

큰아이를 낳았을때는 남편은 참 신기해 했다...
너무 작은 아이가 자기 아이라는게 조심스러워서 재대로 안아주지도 못했다......
집에 늦은시간에 퇴근해서도 아이 우유먹이고 목욕도 씻겨주고..
업어도 주고...
아이..아이..
오로지 아이만을 위해주었다...
그리고 또 둘째를 임신했을때....
뭐 누구하나 축하한다는 말 한적없었는데...
아이를 낳고 나서...
병원에서 소변줄 빼자마자..아무도 옆에 없었다...
링겔 꽂은팔로 링겔병 매달고 끌면서 아기 우유타러 다녀야 했고..
상처가 아무는지 어쩐지 병실에서 아기와 둘이서 보내야 했다..
남편은 피곤하다고 병실에도 잘 들르지 않고...
아기와 둘이서 쓸쓸히 연말을 보내고 새해를 맞았다...
집에 와서도...
내 앞에 16개월된 딸아이와 어린 갓난아기...
산후조리란 말은 사치였다...
청소에 빨래에 목욕에...
한겨울에...
두 아이들 돌보느라...
참 힘들었다...누구에게도 미역국을 받아본적이 없다..
친정엄마는 건강악화로 쓰려지면서 직장엘 다니시는 중이었고..
시어머니도 당신이 아프다고 아들보러 청소에 빨래에 밥까지 해먹고 다니라 하시면서...
남편은 사실 집에와서 잠만 잤다...
후후...
작은아이 목욕 딱 한번 해줬다..
내가 물받아서 옷입히고 다시 물 버리고...
자기는 씻겨만 줬다...
내가 다 복수해 줄꺼야..
하나도 잊지 않을꺼야..
두고봐...절대 잊지않아..
라면서 눈물을 흠친게 불과 2년전이다....
잊어야지..
잊혀지겠지...
잊고 살았다..
바쁜 일상에 생활에...
무럭무럭 자라는 두 아이들 보면서...
건강하게 자라는걸 감사하면서...
근데
티비에서 조혜련이 나와서 산후조리 중이라고..
한여름에도 내복입고...남편이 누워있는 자기한테 밥차려 달라고 해서 너무너무 서운했다고 나오는 장면을 남편과 함께 보았다..
근데
왜 화가 나는지...
평소에는 그렇게 나한테 잘해주는 남편인데..
왜 거기서 분노가 치미는지...
"그게 뭐가 서운해..그까짓께 그렇게 서운해???
누구는 산후조리가 뭔지도 모르고 살았구만...
그때 조금만 추스렸어도 지금 아프지도 않겠구만..."
라면서 중얼중얼 거리니..
남편은 아무말도 안하고 있었다..
갑자기..
남편에게..
"나 애 또 낳으면 그때는 잘해줄래???
다른 여자 만나면 그러지마..."
라는 말에 튀어나왔다...
남편은 굉장히 당황해 했고...
돌아누운 나를 가만히 안아주는데...
가슴이 아팠다........
왜..그때 왜 나한테 그랬을까..조금만 잘해줬어도..
이런 감정...갑자기 분노가 느껴지는 이런감정 생기지 않을텐데..
바보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