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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너무 힘든 형님


BY 과연 정답은? 2002-08-09

형님 얘길 듣고 있노라면 난 늘 마치 큰 죄를 지은 죄인인 것 같다.
형님은 도대체 날 뭘로 생각하는건지 알수 없다.
처음엔 나이가 3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언니처럼 재미있게 지낼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내 결혼생활의 복병은 언제나 형님들 이었다.
내 행동하나하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늘 형님들의 눈초리를 받아야만했다.
그러면 형님들은 얼마나 잘 하길래..

큰 형님, 어머님과 아직까지 사이가 좋지 않고 둘째 형님 역시 큰 형님과 궁합이 잘 맞아서 어머님을 싫어한다.
아들만 3형제인집 막내로 시집와서 별 문제없이 어머님과 잘 지내고 있었는데 형님들 눈에는 그것도 별로 였는지 뭐든 꼬투리를 잡는다.
결국 나와 어머님 사이도 예전같지 않게 되었는데 문제는 풀리지 않는 형님과의 관계이다.

형님 말을 빌리자면 형님은 내가 말을 너무 조심성 없게 한다고 한다.
예를들면 얼마전 내가 둘째를 낳았는데 친정이 지방이라 거기서 몸조리를 하고 올라와서 형님들에게 전화를 했다.
나 올라 왔으니 언제 편한날 시간내서 한번 오라고..
그리고 내복이나 하나 사달라고.
난 아무생각없이 내복이 제일 싸니까 형님들 부담주지 않으려고 그렇게 말한거 였다.
근데 형님은 그말이 기분이 나빴던지 집에 들어오면서 눈도 마주치지 않고 식탁에 내복을 툭 던지면서 하는말.

"야, 내가 너 말 안하고 넘어가려 했는데 니가 긴장이 풀어진거 같아서 한마디 해야겠다. 너는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내가 언제 니네 기념일 같은거 안챙긴 적 있냐? 너 애기낳고 축하받을일 해서 나도 속으로 다 생각하고 있다.근데 거기서 내복이나 사달라면 기분이 좋냐?"
내복 사달라는건 좋은데 내복이나 사달라는 '내복이나'에서 기분이 나빴다는 것이다.

그 얘길 시작으로 마치 무슨 어린애 혼나듯 한소릴 듣고나자 나도 기분이 썩 좋질 않았다.
어른을 포함 식구들 모두 모인자리에서 그것도 들어오자마자 그러니 웃음이 나오지 않았지만 갈때까지 억지로 웃고 있었다.
늘 이런식이다.
어찌보면 사소한 말한마디가 듣는 사람 기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형님 기분을 맞출수가 없다.
부모님께 뭐라도 할라치면 자기를 무시한다는둥, 전화를 안하면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안부 전화도 안한다는 둥, 오히려 어머님보다 더 눈치가 보인다.
그리고 어느장단에 춤을 춰야될지 모르겠다.

자기가 하는것은 다 맞고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은 다 틀리다는 식의 논리는 이해하기 힘들다.
그래서 한번 대꾸라도 할라치면 온 집안을 다 힘들게 하고 결국은 원인 제공자인 내탓이라고 결론지어져서 오히려 나만 더 힘들어진다.

남편한테 얘길해도 남편은 그냥 니가 더 참으란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 내가 참으란다.
그런데 한두번도 아니고 늘 나만 참자니 나도 한계가 느껴진다.
결혼한지, 5년.. 앞으로 살날이 더 많은데 언제까지 이러고 살아야 하나 짜증이 앞선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