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챙피한 시아버지...


BY free30 2002-08-09

2급 장애인이시지만 전 부끄러워?지 않았어요.
배운거 없이 구멍가게 하신다고 신랑이 부끄러워할때
전 아무렇지 않았어요. 배웠다고 다 인격적이고 사람좋은거
아니니까...
근데 살아보니 제가 좀 환상을 갖고 있었나바요.
배운거 없고 가진거 없어도 인간적이고 좋은 인물은
드라마에나 있나바요.
가진거 업지도 안죠. 다가구 빌라에 부동산 2채정도.
근데 결혼할때 2천짜리 반지하 얻어주더군요. 그돈에 그만한
집 얻기도 힘들다시면서.
결혼 2주쯤 술드시고 전화하셨더군요. 며느린 좋은 세상 만나
휴일날 쉰다고. 휴일에도 가게하시거든요.
신랑한텐 왜 아버지 안 도와주고 결혼빨리 했냐고, 네가
보너스 받을땐 아버지에게 50만원은 줘야한다고 술드시며
그러시더군요. 술버릇이 안 좋으시데요. 한창땐 상도 엎고...
님들한텐 챙피하지만 넘 속상해서 말하고 싶어요.
상견례때 우리 어머니한테 "아주머니 고생많이 하셨네"
하실때 전 후회했어요. 남편만 보지말고 부모도 더 생각하고
결혼을 결정할걸... 교수로 퇴직하신 아버지께 넘 죄송해서....
이해하려고 하지만 그 이상은 갑정이 안 생겨요. 잘 해드려야
겠다는. 처음 2천도 대출받았다고 저흰 꼬박꼬박 20만원씩 드립니다.
그래도 시아버진 안 고마워하시고, 요전엔 술드시고 남편한데
왜 아버지 힘들게 하냐고 화를 내셨답니다.
저 너무너무 속상해요. 시부모 조아하는 며느리 드물겠지만,
전 너무너무 회의적이에요. 결혼 그 자체에 대해서.
제 친구도 시어머니 실어하지만 경제적으로 시어머니가 도와주는걸
고마워하고 그러면서 자랑도 마니 하는데, 전 뭐가 부족해서
이런 결혼을 했는지... 남편까지도 싫어서 요즘은 옆에 자기도
싫을정도에요.
이기적이고 술버릇 안좋은 시아버질 언제까지 보고 살아야하나...
솔직히 내 흉 보는것같아 친구들한테 잘 말도 못해요. 아주 친한
사람빼곤. 친구들이 저 남부럽지 않게 자라온걸 아니까요.
이런 글을 쓸수 있어서 좋네요. 결혼 3년동안 속상한거 친정은
몰라요. 말을 못하죠. 부모, 동생, 언니보기가 챙피해서.
그때 반대할 이유를 살아보니 알겠어요. 역시 어른들 경륜은 무시못한다는걸... 님들은 부디 행복하셍요. 저도 언젠간 조은날이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