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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파괴범 2탄


BY pssst 2002-08-10

일전에 가정파괴범과 관련해 글을 올렸던 사람입니다. 원본 글은 삭제했지만, 기막히고 황당한 사건이 이어져 후속글 올립니다.(내용을 기억 못하시는 분들께는 죄송...)

제가 글을 올린 후, 바람 난 여자(B)가 남편(A)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했다더군요.

-내가 어떻게 A를 만나 결혼했는지 다들 아는데 인터넷에 이런 글을 올리면 내가 얼굴을 어떻게 들고 다니냐, 인터넷에 내가 아들 버린 X으로 적혀 있으니 그 말대로 버리겠다,했다는 겁니다.

이 부분, 아들을 버리고 달아났다는 표현은 분명 잘못이었습니다.
정확한 정황을 말씀드리지요.
어느 일요일 아침에 B가 나가버렸지요. A는 잠들어 있다가 아이 우는 소리에 잠에서 깨었는데 아내가 없어 당황했답니다. 잠시 후 B가 집으로 전화를 걸어선, 아이 잘 키워라, 했답니다.

황당하고 기막힌 A. 어찌할 줄 몰랐지요.

그리고 다음 날인가, 담담 날인가, A의 부모님은 그래도 자식인데, B가 자식 보고 있으면 맘 돌려 집으로 돌아오겠지, 싶어서 지방에 있는 B의 집에 아이를 데려다 주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 B가 일한답시고(나중에 바람난 Z의 병원에서), 몇 년간 아이를 지방의 친가에 맡겼었습니다.

이 부분이 제가 미처 말씀드리지 못한 채, '도망갔다'는 말로 뭉뚱그린 부분입니다. 아이를 버렸다, 하지만 남편이 아이를 데리고 있으라 했다, 그래서 현재는 데리고 있었다, 이렇게 표현했어야 하는데, 너무너무 분이 나서 미처 자세하게 기술하지 못했던 겁니다. 제겐 아이와 남편이 자고 있는 사이에, 도둑고양이처럼 달아난 B의 행태가 뇌리에 가장 크게 남아있어서기 때문이겠지요.

어쨌든, 결국 B는 약속한 시간에 아이를 데리고 남편의 집에 왔습니다.
전해들은 즉, 그 자리에서 B는, 이런 글을 인터넷에 올리면 내가 어떻게 A를 만나 결혼했는지 병원관계자들이 다 아는데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니란 말이냐, 여기 있는 글에 아이를 버렸다 했기에 진짜로 버리러왔다, 했답니다.

묻고 싶습니다. 인터넷상에 각종유언비어들이 나돌기도 하는가 봅니다. 그 경우, 현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 글을 수정해줄 것을 부탁하거나, 허위라며 정정을 요구하는 경우는 보았어도, 글이 잘못됐으니 그 글을 사실로 만들기 위해 아이를 버리겠다는 걸, 이해해야 합니까?

그 긴 글의 다른 부분, 자기가 남편의 수십년지기 친구와 바람을 피웠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의 반박도 하지 않은 채, 잘못된 그 단 한문장을 대며 자식을 내밀었습니다.

만약 어떤 인터넷글에서 모모회사가 부도났다,는 허위 글이 실렸다 칩시다. 그러면 해당회사는 인터넷글을 삭제, 혹은 수정할 것을 요구하갰습니까, 아니면 '어, 인터넷에 우리 회사가 부도났다고 쓰여 있네. 인터넷글은 사실이어야 하니까, 당장 우리 회사를 부도내야겠다'고 생각하겠습니까.

게다가 그 글이 자기를 비난한 겁니까, 아니면 여자들을 갖고 노는 상대 남자를 욕한 겁니까.
후자입니다. 왜 자기가 더 길길이 날뜁니까.
내 정부를 욕한 게 기분 나쁘다, 그런 얘기인가요?

B는 그러면서, 아이를 키우기 힘들면 다시 데려와라, 대신 내가 무얼하는지 신경쓰지도 말고 아이한테 전화도 하지마라, 했답니다.(A의 가족들 모두가 일하기 때문에 아이를 키우기가 힘들다는 것을 알고 하는 말인가 봅니다) 그러고는 며칠 후, 남아있는 아이의 짐을 부치겠다고 A에게 전화를 하면서 아이를 바꿔달라 했답니다.

그 얘기 듣고 저도 열이 받더군요. 그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며 자식 내팽개친 여자가, 다시 아이를 데려오면 평생 아이 볼 생각 말라고 했던 여자가, 무슨 낯으로 아이와 얘기하겠다고 전화를 바꿔달라는 겁니까?

... 생각해보니, 가정파탄범은 상대 남자가 아니라, 이 여자였더군요...

처음부터 솔직하기만 했다면 서로간의 상처가 덜했을 텐데, 끝끝내 솔직하지 않는 게 더욱 괘씸합니다.

부부간의 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라 함부로 말할 게 아니라고 하지만, 또 어쩌면 알게 모르게 서로서로 이들 부부가 자잘한 상처를 주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 현상과 정황과 과거의 행동들을 익히 아는 저로서는 좀처럼 B를 이해할래야 할 수 없군요.

다시 다시 어른의 말을 생각하게 됩니다.

"남편이 싫어진 X은 자식을 못 버리지만, 바람난 X은 자식 버리고 나가는 법이다."라는...


**단상**
1) 세상에 믿을 남녀 찾아보기 힘들다. 있으면 정말 잘해주겠다.

2) 만약에 부부가 되면, 큰 문제는 물론 자잘한 문제라도 일단 솔직하게 말해놓고 보겠다. 당장은 싸우더라도 나중에 쌓여 일을 겉잡을 수 없게는 만들지 않을 테니까.

3) 만약에 결혼한 뒤, 더 좋아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최소한 연애하며 사랑한다 했었고 몇 년간 한 이불 덮고 잔 남편에게 솔직하게, 미안한 마음을 담아, 더 좋은 사람이 나타났다고, 이해해 달라 하겠다.
생전 처음 뺨을 맞는 한이 있더라도.

4) 부부간에 무슨 문제가 벌어지면, 최소한 남에게 덮어씌우려고만 나뛰는 일은 안 하겠다. 그건 눈에 보이지 않는 대량 살인행위와 같다. 상대와 상대의 주변사람들을 알게 모르게 상처 입히고 세상을 불신하게 만드니 말이다.

5) 비겁해지지 말자.

6) 치사한 사람은 되지 말자.

7) 사랑할 가치가 있는 사람만 사랑하자. 사랑을 받을 가치가 없는 인간에게 사랑을 쏟는 것은 너무나 무익하고 허무한 일이다.(A요, 지금도 아내는 안 밉고 그 XX 친구만 미워하는 눈칩니다. 제가 보기엔 그 극진한 애정, 정말 귀한 사람에게 쏟는 게 나을텐데, 싶어요)

8) 정말 착하게 산 사람은 나중에 복 받고 못되게 산 사람은 끝끝내 벌 받을까? 그러면 정말이지, 여러 사람 괴롭힌 년놈들, 벽에 X칠 할 때까지 온갖 추한 꼴 다 보거나 사지가 갈갈이 찢겨 죽어라. 아니, 제 놈의 제일 소중한 사람이 괴로워하다 죽는 꼴을 목격해라


**추신 : 정황을 모르시는 분들께 다시 한 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이 기막힌 상황을 곁에서 보는 제가 너무 속상해서 횡설수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