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남편때매 속상해요.
우린 학교때 같은 과에서 만났어요.
다른 여자애들은 남자친구가 잡아준 도서관 자리에, 아침 10시나 되어서 치마자락 나풀거리며 와 앉았다가, 5시나 되면 새새거리며 돌아가곤 했지만, 저는 아침잠 많은 남자를 사귀는 죄로 그런 호강을 해 본적이 없습니다.
늘 제가 먼저 나와서 자리 잡아 놓고, 아침 10시쯤이나 전화 오면 가서 태워오고(그의 집은 학교랑 10분거리 였고, 우리 집은 30분거리)
저녁에는 태워다주고 했답니다.
그라고 결혼 해서도, 직장 다니면서도 되도록 챙겨주고 해입히고 등등...
그러다가 제가, 공부를 더 해볼 요량으로 외국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쓴 돈만큼(일부 시댁보조, 일부 친정에서 결혼때 준돈 씀) 성과는 없었고, 그 이후 직장 잡기도 힘들었지요. 덜컥 애가 들어서서 주춤거릴 수 밖에 없는 시간도 있었구요.
그자리에 벗어던지고, 손가락도 까딱않는 남편의 버릇은 그 이후로 정당성을 얻었습니다.
자기는 지난 시간동안 처자식 벌어먹이느라고 고생했는데 어쩌구, 자기 엄마한테 빌린 돈이나 갚아라 어쩌구,,, 그런 말들은 시도때도 없이 내뱉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자영업을 시작하여, 정말 아침부터 밤까지 둘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아침잠이 많은 남편은, 아침에 겨우 눈뜨면 양말챙겨서 들고 내가 운전하는 차에 오릅니다. 출근해서야 세수하고, 이닦고, 때론 머리도 감고. 아침마다 깨우는 것도 전쟁입니다.
내가 일이 힘들고 지친다고 하면, 자기는 지금껏 그렇게 살아왔다면서 제게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으르고 유치하고 때론 잔인하기도 한 사람.
옛날보다 정이 떨어진 것이 사실인지라, 옛날처럼 밥이니 과일이니 해다 바치지 않으면, 생난립니다.
초장에 버릇 잘못들인 제 탓도 있지만, 이러저러한 일들에 정말 헤어져버리고 싶습니다.